닭둘기, 인간
- 도심 공원 산책 3
신의 분노로 세상이 망망대해
인간이 절멸한다는 절망에 빠졌을 때
멀리멀리 날아갔다 와 희망을 심어준
비둘기가,
인간이 저 잘살자고
숲을 밀고 제 집을 지을 때
날아갔다 돌아올 집을 잃고 헤매던
도심 공원에 안주해
인간이 남긴 부스러기들을 주워먹으며
이젠 날기도 귀찮은지
뒤뚱뒤뚱 공원을 거닐며
뭐 떨어진 것 좀 없나
두리번거린다.
이제는 새라고 할 수 없는
날기보다는 걷기를 좋아하는
닭둘기가 되어버린
비둘기가
그런데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