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에 매인 강아지들

     - 도심 공원 산책 1


한사코 자연을 밀치고 살던 사람들이

힘이 없어지자 다시 자연에 살고 싶어

찾는 곳, 도심의 공원

자연을 꿈꾸나 자연이 아닌 그곳에서

자연을 만난 양 한숨을 돌리며

몸에 정신에 생기를 되찾는다

매연에 찌들어가는 나무들 사이로

흙도 아닌

기껏 잔디나 콘크리트, 또는 우레탄이

깔린 길을 가면서도

마치 자연 속을 거니는 모습으로.


몸이 망가져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그때서야 자연을 찾지만

어디에나 있는 자연이 어디에서도 찾아지지 않아

짝퉁 자연을 찾아 나선 길

도심 공원 산책로

자연을 밀치고 살아온 삶에

또다시 자연을 밀친 인공자연에서

자연을 찾은 듯

즐거움을 느끼는, 도심 공원을

뱅뱅 돌다 다시

삭막한 콘크리트 속으로 돌아가는


목줄에 매인 강아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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