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고문이다 3

 - 척추 다쳐 누워 있는 뒤집어진 달팽이


평생 제 한 집을 지고

제 배 채울 적은 것에

만족하고 애면글면 살던 사람

갑자기 무언가 탁, 치니

확, 뒤집어진다

안락을 주던 집이 족쇄가 되고

강한 뼈, 신경을 지닌 동물을 부러워 않던

잘도 움직이던 몸이

사진 속 장면처럼 얼음 땡!

멈춰버렸다

아무리 버둥거려도 그 자리,

제 삶 스스로 지켜간다던 자부심이

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되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그대로 말라갈 뿐,

뒤집어진 달팽이는

고문 그 자체.


척추 신경 수술 뒤

침대에만 누워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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