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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겉 ㅣ 알베르 카뮈 전집 6
알베르 까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카뮈에 빠져 있다.
그냥 매력적인 사람이다. 카뮈는. 사진이 무언가 있어 보이게 나와서 그런가.
하여간, 그의 책은 내용을 이해했느냐 여부는 둘째치고 무언가 계속 작품을 읽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다.
그래서 카뮈 전집에 있는 책을 한권 한권 사서 읽고 있는 중인데...
이번엔 안과 겉"이라는 표제를 단 책이다. 공식적으로 카뮈가 발간한 첫 책이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발간된 책이라고 하는데..
에세이집이라고 하면 좋을 듯. 젊은 시절 카뮈를 만날 수 있는 글이기도 하고.
그에게는 나라로 치면 프랑스와 알제리라는 두 곳이 모두 그에게 소중했고, 그를 결정짓는 요소였을테고, 알제에서 본 해변과 태양, 그리고 그것과는 다른 비참한 사람들의 모습. 이것 역시 카뮈를 이루고 있는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카뮈는 진리를 단순화시키고 있다. 아니 절망에 빠져본 사람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말처럼, 세상은 복잡함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해체해 나가다 보면 단순함이 드러난다.
삶에의 진실. 그것은 삶에의 욕구다, 삶이 아무리 비루하고 힘들지라도 삶은 살아갈 무엇이고, 그 속에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것. 그것이 단순한 진리다.
비참한 생활을 한다고 해서 그들에게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어떤 욕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비참한 생활 속에서도 광대한 바다를 추구하거나 하늘의 태양을 희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점을 알아야 한다. 세계적인 작가로 대우를 받지만 카뮈에세도 이렇게 밝음과 어둠의 세계가 공존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 그렇다. 절체절명의 순간인 "페스트"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인간은 단 하나만 추구하는 존재, 또는 현실 속에서만 안주하는 존재, 또는 이상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 세계와 저 세계, 그리고 땅과 하늘, 비참과 숭고를 모두 지니고 추구한다는 사실.
그 점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카뮈는 인간 삶의 단 한 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이 세상에 살더라도 저 세상을 꿈꾼다는 것, 그것이 바로 단순한 진리임을 생각하게 해주기도 한다.
이런 카뮈의 책을 읽으면 현실의 비참함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만 하거나, 또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또는 이상만을 추구하는 일은 진리에서 멀어지는 길임을, 우리가 복잡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 단순한 진리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덧글
그런데 제목이 참 마음에 걸린다. "안과 겉"이라니... 우리나라 언어구조에 의하면 "안과 밖"이 적절한 표현 아닌가. 속과 겉, 안과 밖. 한자어로 표리(表裏), 내외(內外). 왜 안과 겉이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 속과 겉 하면 왠지 사람의 마음과 외형을 표현한다는 느낌, 그리고 안과 밖 하면 사람의 마음이 아닌,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물이나 공간들을 표현한다는 느낌을 주어서 그런가. 그렇기에 두 개를 합친 "안과 겉"이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