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우리말 - 보리국어사전을 편찬한 윤구병 선생님의
윤구병 지음 / 천년의상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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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철학자라고 할 수 있는, 아니 철학자 농부라고 해야 하나, 변산공동체에서 일하고 있는 전직 철학교수 윤구병이 우리말에 관한 책을 펴냈다.

 

언젠가 읽지는 않았지만 "있음과 없음"이란 책 제목을 보고 이 분이 우리말로 철학을 하려고 하나 보다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말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고,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나 보다. 우리말에 대해서 이야기한 내용을 정리해 책으로 냈다.

 

물론 정통 국어학자들의 이론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정통이란 무엇인가 하면 할 말이 많다. 꼭 학위가 있어야 정통인가 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무엇이든지 정량화 계량화되어 수치나 자격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세상이 되었지만, 학위가 없다고 해서 그 분야에 지식이 모자란다고 할 수 없으니...

 

(이 책에서도 우리말에 대해서 많은 책을 냈지만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또 교수가 아니라고 국어학계에서 무시당해온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예는 구당 김남수 옹의 침과 끔 아닐까 싶다... 자격증 보다 더 살펴야 할 것은 진정 그 사람이 실력이 있나 없나, 또 그 사람의 말이 타당한가, 타당하지 않은가 이지 않을까 싶다)

 

정통이냐 아니냐를 여기서 이야기할 것은 없고, 윤구병의 우리말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타당성이 있냐만을 따지면 된다고 본다.

 

첫부분부터 충격적이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여기서 호랑이를 호랑이라고 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하는 말... 호랑이는 범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범은 곧 밤이다.

 

어둠을 물리치는 이야기, 그것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이고, 특이하게 해는 누이가 되고, 달은 오라비가 되는데.. 이는 여성중심의 사회를 의미한다고 하는.

 

이런 해석이 도처에 나온다. 우리말이 어원을 표기가 아닌 소리에서 찾고, 그 소리에 따라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 지금의 우리말들이라고...

 

단군신화는 이런 식으로 풀이를 하면 천지창조 신화가 되고... 등등...

 

우리말에 대해서 윤구병의 생각이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그리고 그는 우리말보다는 한자말이나 외국어를 많이 쓰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왜 좋은 우리말을 놔두고 외국어를 쓰는지... 이는 자신들의 생활을 부정하는 행위밖에 안 된다고 하는...

 

아마도 정통이라고 하는 국어학계에서는 이상한 소리로 치부할 말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생활과 역사와 관련지어, 잠시 우리말의 표기에서 떠나 소리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우리말에 대해서 새롭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우리가 우리말을 쓰지 않으면 결국 우리말은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한 것밖에는 되지 않을 거라는 그런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우리말에 대한 윤구병 식의 자세한 이야기는 이 책을 읽어보면 된다.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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