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텔레비전에서 가정용 전기세 누진제로 말이 많았다. 산업용보다 가정용이 많이 쓰면 쓸수록 요금 폭탄을 받게 되는 구조.

 

산업화를 이루려고 했던 시기, 대규모 공장들이 원활하게 운영되게 하기 위해서 산업용 전기 요금은 많이 낮추었지만, 반대로 절약을 강조하면서 가정용 전기 요금은 단계를 나눠 최고 요율이 무려 11.7배에 이른다고 하는데...

 

그런데 올해처럼 무더위가 계속된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각 가정에서 덥다 덥다 하면서도 전기세가 두려워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하는데...

 

노약자가 있는 집안에서 에어컨 없이 하루하루를 견디기는 너무나 힘든 요즈음인데... 그것도 며칠 더위가 지속되다가 선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 몇십 일째 무더위가 계속되고,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으니, 사람들이 가정용 전기 누진세에 불만을 가질 만도 하다.

 

게다가 가정용 누진세가 폐지된다고 해도 전력 수급에 그리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까지 있으니, 이래저래 누진제는 문제가 많다는 중론이다.

 

어떤 사람들은 누진제를 없애면 부자감세가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고 하던데... 누진제가 되어도 부자들은 그렇게 전기를 썼을테니, 그들에게는 전시세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그나마 전기세로 세금이 조금 감면이 된다고 해도 없는 사람들이 좀더 편하게 여름더위를 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기도 하는데...

 

우선은 전기세 누진제를 개편해야 한다. 지금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20% 감액이라는 한시적인 당근 말고 말이다.

 

당장 더위로 쓰러져가는 사람들, 더이상 고통받지 않게...지금도 늦은 감이 있지만... 그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해줘야 한다. 정부가 못하면 국회라도 - 정말로 국민을 대변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면 - 나서줘야 한다. 절실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다가... 이건 미봉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장은 전기세 요금 개편부터 해야 하지만, 적어도 한 나라를 책임진 정부와 국회라면, 그리고 에너지 정책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들, 또 이런 더위를 지속적으로 겪고 싶지 않은 국민이라면 좀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깥에 나가보면 실내에서 느끼는 더위보다 더 덥다. 그리고 기상청 발표 온도보다 바깥의 온도는 훨씬 높다. 왜냐하면 태양의 열기에 더해지는 열기가 기본적으로 두 개가 더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열기...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좀 많은가.

 

천만 대가 넘는 자동차가 한 여름에 태양과 경쟁하듯이 열기를 내뿜어 대고 있으니...

더 더울 수밖에.

 

또 하나는 에어컨 송풍기에서 나오는 열기다. 지금은 개선되어 그 송풍기의 바람이 직접 앞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위로 나오게 덧씌웠지만, 그렇다고 열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안에서 시원하기 위해 바깥으로 뽑아내는 열기가 바깥의 열기를 더해주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우리의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우린 이런 더위를 해마다 겪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여러 환경 재난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어쩌면 우리 인간들이 초래한 재난일지 모른다는 생각.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세워야 하고, 그 해결책을 위해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는 생각. 그렇지 않으면 인류의 위기로 나타나고, 지구가 못살겠다고 -러브록의 이론에 의하면 지구는 생명체다. 가이아다. 그 가이아가 견디지 못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 발작을 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까?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우리의 생활을 바꾸어가려는 노력도 해야겠고, 정책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에너지 - 여름에 태양열에 더해주는 열기들을 내뿜지 않는, 또는 아주 덜 내뿜는 - 를 사용하도록 해야 하고, 친환경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정말로 견디기 힘든 무더위, 가정용 전기세 누진제 문제로만 그치지 말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

 

정말로, 우리가 지구와 공생하면서 함께 잘 살 수 있는 에너지 정책, 환경 정책. 그런 정책을 이제는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따님(사실은 '따'자가 아래 아 (、)자 였다) 이라는 출판사가 있었다. 이 출판사에서 환경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왔고, 몇 권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인 적이 많았다.

 

90년대에, 지금으로부터 무려 20년 전에 환경에 경각심을 불어넣어준 출판사였는데... 지금도 책을 내고 있는지, 여러모로 생각할 것이 많은 책들을 냈었는데... 앞에 나온 책들은 그 중의 일부다.

 

박석순, 지구촌 환경재난, 1997년 2쇄.

앨런 테인 더닝, 소비사회의 극복. 1997년 2쇄.

스키타 사토시, 자동차, 문명의 이기인가 파괴자인가.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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