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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지문 -하
그레이엄 핸콕 / 까치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상권에 이어 하권은 이집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집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나라. 가보지 않아도 참 많이도 듣고 보게 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아니던가.
피라미드 하면 그냥 파라오(왕)의 무덤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물론 피라미드가 왕의 무덤이긴 하지만 가장 거대하게 남아 있는 일명 쿠푸왕의 피라미드가 있는 기자 지구의 피라미드군(세 개의 피라미드가 있다고 한다)은 결코 무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피라미드 속에서 왕의 시신부터 어떤 기록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이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이 아니라 천체를 지구에 옮겨 놓은 어떤 상징, 어떤 기록이라는 것이다.
무려 1만 년 전에 만들어졌을 거라고 추측하는데... 이 추측은 피라미드의 배열과 오리온자리의 가운데 세 별의 배열이 일치하는 년도를 중심으로 추측을 했다고 한다.
이 추측은 학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것을 정설로 받아들이면 인류 문명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고도로 발전된 문명 이후에 인간들이 다시 석기시대의 삶을 살았다니... 이것을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런데... 피라미드군이 오래되었다는 증거를 저자는 다시 스핑크스에서 찾는다. 스핑크스는 사자라고 하고, 아마도 당시에는 사자의 머리였을 것인데... 후대 이집트 왕조에서 사람의 얼굴로 바꾸었을 것이라고.
왜 사자일까? 이것은 바로 황도와 관련이 있다. 춘분과 추분을 기점으로 한다면 춘분이 시작하는 별자라기 몇첫 년을 기점으로 바뀌어가는데... 1만 년 전이라면 이때 춘분점의 별자리는 사자자리라는 것이다.
이때의 년도와 피라미드의 건설 년도가 거의 일치하기에... 이런 주장을 한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만들었는가?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사라진 대륙에 살던 사람들이 멸망에 즈음해서 자신들의 역사를 남기려는 방편으로 이런 건축물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마찬가지고.
참 놀라운 주장이다. 책만 따라가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왜냐하면 나름대로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고, 또 정설과는 다른 주장을 펼친 학자들의 주장을 곳곳에서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말미에 인류 멸망의 예언, 즉 이들이 이렇게 커다란 건축물을 만든 이유는 몇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이것을 해독할 현명한 후손들을 기다린 것이라고 하는데... 그리고 마야의 달력이나 또 다른 예언서들을 종합하여 2000년대 초반이면 다시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닥칠 것이라고 하는데...
우선 마야 달력이 제시한 2012년은 지나갔고... 그렇지만, 책에서는 불로 멸망할 거라는.. 그런 불길한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 인류가 위험한 지경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니... 참...
아마도 시간이 좀더 지나면 이 저자의 주장이 맞는지... 우리가 배운 진화론을 새롭게 바꿔야 할지도 모를 주장을 하고 있으니...
게다가 대륙이동설이야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지만 지각변동설은 아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과 지진 등을 이것과 연결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의 논리를 따라가도 이해 못할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그토록 고도의 문명을 지닌 이들이 모두 실패해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누구도 후손에게 또는 다른 종족에게 자신들의 문명을 제대로 전수해주지 못했다는 것...
세계 모든 곳에서? 이게 가능할까? 어느 한 군데는 성공해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어야 하지 않나? 단지 우리가 이 지구에 살고 있었다라는 것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또 너희들도 위험하다, 지구는 예측가능하다고 한다면, 사람들을 교육시켰을 것이지 않나.
우리 인류의 먼 과거에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지만 서로 다르게 살아왔고, 결국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다고 하지만, 지금과 거의 비슷한 천문지식, 수학능력, 그리고 어쩌면 더 뛰어난 건축술을 지닌 그들이 어떤 종족에게도 제대로 문명을 전수 못했다는 것은 좀더 해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뭐, 이것저것 다 떠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인류는 확실히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 어떻게든 우리는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 그런데...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
이 책에서 보여준 길을 걷지 않으려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 그 점을 생각하게 됐다. 상권과 하권을 이어서 읽으면 사라진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