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정보 공개가 안 되고, 더불어 정보 공유가 안 되는 나라인가 하는 생각.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이고, 초등학생들조차도 스마트폰을 손에 끼고 사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필요한 정보는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또 도달한다고 해도 중요하지 않게 교묘하게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

 

어떤 글 때문에?

 

바로 허정균의 '유전자조작 쌀, 상용화되는가'(75-84쪽)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내가 아무 생각없이 지냈다는 생각. 신문을 본다고 생각했는데, 글자들이나 사진들을 그냥 지나치기만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어떻게 모르고 지나갈 수가 있었지? 거대 언론에서, 주요 방송에서는 분명 다뤄주지 않았을테지만, 나름 여러가지 경로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역시 녹색평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알게 되는구나 다시 한 번 느끼고.

 

이 글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이 말이 사실일텐데... 이건 너무도 심각한 문제다. 우리가 모르고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 더 문제이기도 하고.

 

'농촌진흥청에서 개발 중인 GM생물은 작물, 곤충, 가축 등 170여 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떤 작물이 어느 단계까지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80쪽)

 

이게 무슨 소리인가? 

 

'... 허술한 제도 때문에 식용 유전자 조작작물 수입이 세계 1위이고 수많은 가공식품들이 이를 원료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GMO 표시가 된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79쪽)

 

이미 유전자조작 콩이나 옥수수를 수입하여 우리의 식탁에 보급하고 있는데도 유전자조작 표시는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이것도 모자라 아예 우리나라 농업을 대표한다는 정부기관에서 유전자조작 생물을 개발, 실험까지 했다는 얘기다.

 

국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농민들이 알지도 못하게 몇몇 농학자, 과학자들이 실험을 했는데... 일반 노지에서 재배했을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이미 유전자조작 생물을 개발하여 상용화한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노지 재배를 했음에도 그 과정이나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정보를 알 수 없게 하고 있다니...

 

이렇게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니... 쌀을 주식으로 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대량으로 유전자조작 쌀을 보급하겠다는 정부 기관이라니... 이거야...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소위 전문가 집단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통제를 받지 않고 있는 이유, 그것은 바로 이번 호의 제목이라고 할 수 있는 '자본독재와 민주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민주주의가 사그라들고, 자본독재가 횡행하기 때문이다. 이윤만 남기면 되는 자본은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유전자조작과 같은 일을 서슴지 않으며, 이를 위해 막대한 연구비를 통하여 전문가라는 과학자 집단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본독재가 기승을 부리면 우리에게는 정확한 정보는 오지 않고, 또 일부 전문가 집단에서 행해지는 실험들에 대해 통제를 할 수 없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핵발전' '유전자 조작'과 같은 일들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치'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선거 때만 국민을 대표한다는 그들 말고, 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대표의 경우는 소환하거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치 말이다.

 

그런 정치는 어떤 정치여야 하는가? 이번 호의 좌담, 현장에서 '정치'를 생각한다에 잘 나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제도는 어떤 것인지, 이 좌담을 읽으며 정리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정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들의 생계가 해결되어야 한다.

 

생계 해결을 통한 생활의 확보를 통한 '정치' 참여는 녹색평론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기본소득'을 통해서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이번 호에는 바루파키스의 '기본소득은 필수이다'가 실렸다)

 

모르고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다. 어쩌면 자본독재가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녹색평론은 소중하다. 우리가 모르고 그냥 넘겨버려 되돌릴 수 없게 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알려주기 때문이다.

 

유전자조작 생물... 무려 170여 종이라니...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닌가... 그런데도 이렇게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큰일이다. 계속 이러면.

 

녹색평론 149호가 경보를 울리고 있다. 이번 호에 언급된 "남명 조식" 같은 선비... 그런 지식인 어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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