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름다운 나비야! - 대한민국 희망수업 2교시 작은숲 작은학교 11
강병철 외 지음 / 작은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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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에서 번데기,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름다운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애벌레, 번데기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 단계가 징그럽다고 불필요하다고 건너뛸 수는 없다. 꼭 있어야만 하는 단계인데, 그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아름다운 나비가 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나비가 되기까지의 시간, 그런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이 바로 교사다. 학생들이 하나의 나비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과 방황이 있는지 잘 알고 함께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바로 교사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의 첫째가는 덕목은 바로 기다림이다. 믿고 기다려주는 것, 결코 서두르지 않는 것, 그 당시의 모습만 보고 단정짓지 않는 것, 가능성을 보아줄 수 있는 눈을 갖는 것.

 

무엇보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가 나비가 되기까지 기다려주는 일, 그것이 바로 교사의 일이다. 애벌레가 징그럽다고, 번데기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버리거나 죽이려는 사람들을 막아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교사다.

 

이 책은 그런 교사들이 나비가 되기 위해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자신의 교직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제자 이야기.

 

성공한 제자도 있지만, 지금은 연락이 두절된 제자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제자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럼에도 이들은 교사들의 마음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은 성공했든 하지 않았든 이들 교사에게는 모두 '나비'인 것이다. 이들의 애벌레, 번데기 과정을 함께 했던 교사들이기에 어짜됐든, 어떠했든 이들 제자들은 모두 나비가 되어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굳이 교사라고 이야기 안 해도 된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제자들 이야기를 교사에 국한시키고 있지 않다는 것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교사가 대다수고, 이상하게도 그 중에서 국어교사들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학원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사람도 나오고, 늦깎이로 교사가 되겠다고 교생실습 과정에서 만난 아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나온다.

 

굳이 학교라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자라는 과정에서 함께 했던 사람이라면 교사이고 제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봐줄 교사가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이런 제자를 둔 교사들은 더욱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갈수록 학교 현장이 형식적으로 변해가고 있고, 또 학원이나 다른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로 상품화되어 가고 있는데...

 

이렇게 상품화 되어가는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이 스승과 제자로 만나기는 힘들다. 인간관계에 상품이 개입하는 순간, 그 관계는 이윤의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에서 애벌레, 번데기 단계는 사치에 불과하다. 어떻게든 빨리 나비가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성과주의... 이것이 상품화가 교육에 들어온 모습이다. 여기에 기다림은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소중하다. 무엇이 교육인지, 도대체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왜 기다림이 교육에서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십 년이 지났어도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들... 그런 관계들이 이 책에 많이 나온다. 이제는 함께 늙어가는 스승과 제자 이야기도 나온다. 길고 긴 시간, 인고의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이들은 모두 '나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나비'들... 그런 '나비'가 되기까지 애벌레, 번데기의 과정을 지켜보고 기다려준, 또 함께 해준 선생과 제자의 이야기다.

 

읽으면서 지금 교육현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 교육은 어떠한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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