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집들이


그가 이사를 했다.

내가 알고 나서 두 번째 이사다.

첫 이사 때

그는 우리 모두를 자신의 집으로 끌었다.

우리는 눈물과 술로 그의 새로운 집을 채웠다.

이승 집을 떠나 자리 잡은 저승 집.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내라 말하고

자주 오겠다 했지만

이승에 묶인 우리들과 저승의 거리는 너무도 멀었다.

그의 집에는 간간히 들를 뿐이었다.

그런 그가 친구들이 보고 싶었는지

한 해 조금 넘게 지냈던 집을 떠나

새로운 이웃들 곁으로 갔다.

이사 갔으니 새집에 놀러 오라는 듯이.

같은 동네지만

그를 보려면 허리를 숙여야 했던 저층에서

허리를 숙이지 않고도 볼 수 있는 중간층으로

가족, 벗들에게 조금 더 좋은 환경으로

좀 자주 보자고 말하는 듯이.

그것은 아파트였다

평수가 넓지는 않은 임대아파트지만

우리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할 수 있는

그만의 보금자리였다.

비록 누구처럼 살아선 넓은 집

죽어서도 넓디넓은 공간을 가지진 못했지만,

살아서 이웃과 더불어 살다가

죽어서도 이웃이 많은 아파트로 가는 인생

이것이 중산층의 일생이라지만,

이웃들과 친구들이 있는

그의 집.

오래 머물며 왁자하지는 못해도

그를 만나 옛추억을 곱씹는,

잊지 않고 그의 집에 들르겠다는 그런

친구의 집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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