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짤막한, 어쩌면 요즘 세태에 딱 들어맞는 시들인지도 모른다.
시가 본래 짧지만, 이 시들은 더 짧다.
SNS를 이용해 널리 퍼진 시들이라는 점에서 그 특성을 백분 잘 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잠시 스쳐지나가듯 읽을 수 있는 시들.
시라고 하기보다는 우리의 감성을 건드리는 글들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특별이 깊은 울림을 준다기보다는 '아, 그렇지, 이랬지, 이럴 수도 있지, 나도 그랬어, 나와 비슷하네' 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글들이다.
그래서 서울 시는 특별 시고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동 시다.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들을 이 시들이 깨우쳐 주고 있다. 우리 각자는 특별한 존재이지만 또 모두가 특별한 존재라는 점에서 공감을 할 수 있다고.
더 말이 필요 없는 책이다. 마음이 우울할 때, 나만 그런가 할 때 이 시집을 펼쳐보자. 그러면 나만 그러지 않음을, 나만이 '특별'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서울에 사는 천만 명의 사람들이 모두 특별하기에 공감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시들. 그런 글들. 그런 글들 속에서 '군중 속의 고독'만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군중들과의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또는 버스를 타고 오가며, 아니면 자동차 안에서도 나'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임을 느낄 수 있는 글들.
스마트폰으로 더더욱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그런 스마트폰으로 서로가 공감하는 글들을 공유할 수 있음을...
우리는 다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함도 너무도 많음을,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이렇게 서로 공감하고 있음을 이 시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