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는 도시 - 그림으로 읽는 우리 시대, 한국 도시 인문학
우석영 지음 / 궁리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철학이 있는 도시'

 

이 말은 현재형이 아니고, 미래형이다. 지은이의 바람이다. 도시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림과 도시, 그리고 삶이 하나로 묶여 있는 이 책은 지은이의 삶 속에서 그림과 도시가 갖는 의미, 도시와 시골의 비교, 과거와 현재의 대비를 통해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어느 한 범주에 속하기 힘들다. 인문학적 성찰을 담은 책이라고 해도 좋고, 그림이 많이 나오니, 그림에 관한 책이라고 해도 좋고, 도시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 건축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책이라고 해도 좋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로 귀결된다. 도시든 시골이든 과거든 현재든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여기'에서 잘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삶이 잘 사는 삶일까? 그것은 함께 삶이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홀로 살 수 없고, 인간끼리 함께 삶도 중요하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모든 것들과도 함께 살아야 한다.

 

함께 삶의 지혜를 깨닫는 일, 그것이 바로 잘 사는 일이다. 그렇게 잘 살기 위해서 이 책은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림에는 도시의 모습도 전원의 모습도 황폐화된 삶의 모습도 자연친화적인 삶의 모습도 모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림에서 삶이 표현되어 있기에 그런 그림을 통해서 내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것이다. 단지 그림을 그림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보는 법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2016년을 살아가는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림을 통해서 보면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림이 없다면 아마도 이 책은 사회비판서 정도였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책. 그런데 그림 때문에 단순한 사회비판서를 넘어서 우리 삶 자체를 성찰하는, 도시와 사회를 나로부터 분리하지 않고 나와 함께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고, 융합이다. 하나를 하나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하나 속에서 여럿을 볼 수 있는 태도. 그림을 통해 도시, 그리고 우리 사회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이 책.

 

단순히 그림만 보아도 별 문제는 없겠지만, 그 그림과 우리의 삶을 연결지은 지은이의 인문학적 사고를 따라가다 보면 좀더 깊이 있는 사유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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