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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ㅣ 비타 악티바 : 개념사 30
하승우 지음 / 책세상 / 2014년 3월
평점 :
공공부분 성과연봉제가 논의되고 있다. 공공부분에서 성과에 따라 차등 대우를 하겠다는 것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퇴출까지도 가능하단다.
이러면 누구나 성과를 내려고 덤벼들 수밖에 없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신의 생계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주의는 곧 결과주의를 낳고 (과정이 아무리 민주적이고 공공적이며 여러 사람에게 좋아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결과주의는 승자독식주의를 낳는다.
이런 승자독식주의는 피로사회를 낳고, 서로가 서로를 밀쳐내는 팔굼치 사회를 낳을 수밖에 없다. 성과연봉제라는 것이 사적인 분야에 도입이 되어도 이런 상황이 유지되는데... (이미 성과제를 도입한 사적인 기업들에서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피로에 몰려 삶이 찌들어 있는지) 공공부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사회가 불안정해지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공성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결코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 바로 공공성 아니던가.
이런 공공성을 국가로 치환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공공성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공공성이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은 책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훌륭한 정치인으로 뽑는 박정희 때 공공부분 개발이 과연 제대로 된 공공성의 실현인가에 대해서 이 책은 단호하게 아니다라는 답을 하고 있다.
공공성은 민주주의와 떨어질 수 없는 개념이고 공공성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를 앞세우는, 특히 공무원을 주로 의미하는 공(公)의 개념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책임있는, 책임지는 주체들이 함께 한다는 공(共)의 개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독재시대에 발전한 공공부분을 공공성에서 멀어진 일이라고 한다면 식민지 시대에 일어난 일들은 더더욱 공공성과는 거리가 먼 일이다.
공공성이라는 말에는 민주적, 함께함, 열려 있음 등이 포함되어 있가 때문이고, 이러한 공공성은 특정한 누군가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고루 이익을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적부분 성과연봉제는 공공성에서 얼마나 멀어지고 있는지, 또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많은 일들이 공공성이 아닌 사적 이윤을 위한 일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진정한 공공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작은 책에서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사적' 이득을 취하는 집단에게 진정한 공공성은 무엇인지 판단하게 하는 자료로 이 책을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