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와 상상력 - 문학 속 연대의 감수성
고영직.오창은.이명원 지음 / 우리교육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

 

그것도 개인의 상상력이 아니라 집단의, 사회의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다. 어쩌면 우리는 상상력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치, 경제 분야에서는 상상력이라든지, 자치라든지 하는 말들이 사용되기 힘든 상황이고, 하다못해 문화 분야에서도 획일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생물 분야에서 종의 다양성이 생물의 생존율을 높인다고 하면서도 정치에서도 단일 품종으로 가려고 하고 (여권이든 야권이든, 이들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다. 특히 요즘 하는 일들을 보면)

 

경제 분야에서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소품종 대량생산의 경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만이 아니다. 자영업에서도 보라. 얼마나 비슷한 업종이 많은가. 그래서 이들은 견디지 못하고 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주 작은 영역까지 대기업이 들어와 표준화, 획일화 시키고 있는 현실에서 소강기업이라는 말은 남 나라 말일 뿐이다. 경제 생태계 역시 정치 생태계만큼이나 단일 품종이다.)

 

문화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들과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아예 싹을 없애버리려 하고 있지 않은지... 유명한 국제영화제 건만 보더라도, 도대체 다양한 문화라는 것이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이럴 때 정말로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은 하나로 귀결되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다양함으로 뻗어나가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상상력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상력을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문학에서다. 문화 분야도 단일화 되어 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문학도 그런 경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문학이라는 예술 자체가 다양성을 생명으로 한다.

 

다름이 없으면 문학으로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인데.. 이런 다름이 다양성을 낳고, 이런 다양성을 뒷받침 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다.

 

이 책은 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것인지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문학에 나타난 사회의 모습을 알려주는 것 외에, 그 문학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상상은 머리 속에만 있어서는 안된다. 특정한 개인의 머리 속에 있는 상상은 공상에 불과하다. 이 상상이 특정한 사람의 머리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과 공유될 때 그 때 상상은 현실이 된다. 현실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만드는 것,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그렇게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문학 속 연대의 감수성'을 우리에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게 해주고 있다.

 

물론 이것은 단지 상상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상상력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명령이 아니라 밑에서부터, 함께 하는 자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런 자치가 없는 새로운 사회는 모래 위에 쌓은 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많은 작품들, 최근의 작품부터 오래 된 작품들, 우리나라 작품들에서 외국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나오는데... 읽어 본 작품이라면 그 작품에서 이런 점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고 느낄 수 있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작품이라면 (나 역시 읽지 않은 작품이 꽤 많았는데...) 읽을 때 이런 점에 주목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이 책을 읽어나가면 된다.

 

또한 이 책은 책을 디딤돌로 삼아 더 나은 사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고, 그 상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서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참여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 책이다.

 

 

더불어 좋은 문학 작품이 무엇인지, 또 좋은 문학 작품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 책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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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0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자율과 연대라는 사회 써클을 만들어 활동한 적 있었는데, 그 때는 꿈이 많든 시절이었죠. ;^^

kinye91 2016-03-08 16:14   좋아요 0 | URL
자율, 연대, 참 좋은 말인 것 같아요. 어쩌면 나이 들어가면서 이런 활동에 대해 상상력이 줄어들고, 실천도 줄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네요. 그렇지만 아직도 문학을 통해서 자율, 연대를 느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