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나들이 3
- 음식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먹어야 산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
의식주가 아니라
식의주다.
잘 먹지 않으면 여행은 없다.
여행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오로지
고통만이 남는다.
하여 음식은 여행의 핵이다.
여행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해 떨어지고, 숙소에 짐 풀고
교토에서 먹는 첫음식
어디로 가야 하나?
자유여행의 묘미는 이런 헤맴.
알고 있는 곳이 하나도 없는 상태,
가장 무난한 길은 역 주변으로 가는 것.
교토역 지하에 포르타(porta)라는 거대한 상가,
음식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비슷비슷하다.
일본에서의 첫음식인데...
결국 가장 무난한, 우리나라에서도 먹을 수 있는
돈가스를 고르며,
첫날부터 모험을 할 필요 없지.
그런데,
짜다.
교토에 있는 동안 먹었던 모든 음식들이
다 짜다.
아무리 교토가 분지 지형이고, 바다에서 멀다지만,
우리나라 안동과 비슷한 음식들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모두 짤 줄이야.
각양각색의 음식점들이 즐비한 우리나라에 비하면
음식점들도 많지 않다. 또 고만고만한 음식점들이다.
우동, 라면, 초밥, 돈가스……
이 정도다.
음식점들도 넓지 않다.
좌석도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지 않고
많이 앉아야 네 명이다
혼자서, 또는 둘이서 앉아
먹을 수 있는 식탁들이다.
문도 일찍 닫는다.
술을 밤 늦도록 마시려면 낭패다.
간단하게 마시고, 먹고 끝내야 한다.
우리 음식문화가 화려한 천연색이라면
이들 음식문화는 수수한 흑백이다.
교토라는 도시만큼 음식도 흑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