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탄생"이 이번 호의 기획이다.

 

시민이라는 말, 어떤 특정한 도시의 구성원이라는 말이 아니고, 자신의 의지로 책임을 지면서 공동체의 일에 참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이 시민이라는 말의 대척점에 국민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은 수동적인 존재, 공동체의 일에 능동적으로 나서서 책임을 지는 존재가 아니라, 오로지 국가 권력에 의해 주어진 일을 하는 존재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제1조를 명심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는 국민이 아니라 시민이다.

 

공화국이라는 존재가 바로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고 스스로 하는 공동체의 주인임을 자처하는 시민들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다. 즉 공화국은 국민이 아닌 시민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 시민이 있는가? 무슨무슨 시민운동의 이름을 쓴 활동은 많지만 이들이 과연 공동체의 발전을 위하는 시민의 행동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이번 호를 "시민의 탄생"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한다. 즉, 1987년 민주화 투쟁의 성공으로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 시민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시민들이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의 공격으로 거의 사라져버리고, 개인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국민만 남게 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자본과 결탁한 권력은 아예 시민이 형성될 싹을 제거하려고 한다. 그렇게 시민의 싹을 제거하는데 교육이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성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국가 가치관의 주입, 국정교과서라는 이름으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하고, 오로지 주어진 것만 익히게 하는 그런 교육.

 

이 교육에서 시민은 길러지지 않고 누구 말대로 충량한 국민만 길러질 뿐이다. 즉, 우리 사회는 시민이 탄생하기 힘든 시대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민들레 103호에서 시민이 왜 중요한지, 지금 우리는 왜 시민이 되어야 하는지를 짚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호에서는 시민에 대해서 이야기는 하지만, 교육을 중심에 둔 계간지로써 시민이 탄생하기 위해서 교육현장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이는 시민이란 이렇게 키워진다는 것보다는 시민이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면 자연스레 탄생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그것은 개인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공동체를 생각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필요함을 말함으로써 짐작하게 한다. (우치다 타츠루, 공동체를 위한 교육 138-149쪽)  

 

그렇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국민을 양성하려 하지 절대로 사람들이 시민으로 탄생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시민 탄생을 막기 위해 여러 일을 하고 있다.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알아야 시민이 탄생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을 하는 여러 활동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시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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