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슈가 되는 일이 한둘이 아닌데... 제목을 "BIG ISSUE(빅 이슈)"라고 붙였으니 얼마나 큰일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일이 먹고 사는 일일텐데... 이 먹고 사는 일이 잘 해결이 되지 않으면 얼마나 삶이 힘들어지는가? 그렇다면 먹고 사는 일에 대해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니, 그것이야말로 '빅 이슈'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먹고 사는 일을 노골적으로, 우리 이렇게 먹고 살고 싶다라고 할 수는 없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오는 것이 바로 기업의 논리 아니던가.

 

돈이 아니면 안 된다. 돈이 안 되는 학문은 대학에 필요없다. 이런 주장을 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기업이 대학을 인수하면서 벌어지는 일들(빅 이슈 124호. <책 한 모금 뉴스 한 스푼> 73쪽.).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일, 그것이 더 '빅 이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먹고 사는 일이 잘 안 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노숙자들 아닌가. 집도 없이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 집이 없으니 직장도 없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말은 사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 먹고 살 수 있는 일을 주는 잡지, 그것이 바로 "빅 이슈"다. 스스로 판매해서 판매대금의 절반을 판매원이 가져가게 하는 제도. 그리고 그 돈을 바탕으로 살 수 있는 집을 임대할 수 있게 하는 활동.

 

여기에는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시혜의 개념이 아닌 함께 함의 정신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빅 이슈 124호, <나이스 투 미츄, 윌리엄 왕자의 희망찬 포부>42-47쪽)

 

 

그렇다고 노숙자들의 자활에 관한 글만 실려서는 의미가 없다. 이 잡지는 노숙자의 자활을 돕는 활동을 하는 것이지, 내용 자체가 모두 노숙자에 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소한 일상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참조할 만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집안을 정리한다든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든다든지, 또는 예술활동에 관한 글이라든지, 여기에 우리 사회 문제에 관한 글, 유명인이나 화제가 되는 인물을 인터뷰한다든지, 영화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잡지 자체로 읽기에도 그만이다. 여기에 구입해 읽는다는 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이 잡지가 지닌 더 큰 매력 아니던가.

 

이 잡지의 뒷쪽에 이런 광고가 있다. 정말 절절하고 적실한 광고라는 생각이 든다.

 

가급적이면 판매원을 통해서 구입해달라는... 편하게 온라인을 통해서 구입해도 좋지만, 판매원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해달라는...

 

그렇다. 노숙인들도 자신들의 힘으로 판매를 하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가져가니 좋고, 구입하는 사람은 자신의 발품을 팔아 책도 읽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니 좋고... 이런 정신을 지닌 잡지라서 정말 "빅 이슈"라는 생각이 든다.

 

거리에서 빅 이슈 판매원(이들을 줄여서 "빅판"이라고 한다)을 만나면 한 권씩 사자. 선물을 하려면 두 권도 좋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구입하지는 말자. 2주에 한 번은 만날 때마다 구입해도 좋으니...

 

나 역시 가끔은, 아주 가끔은 발품을 팔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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