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이 트인다 - 녹색 당신의 한 수
황윤 외 지음 / 포도밭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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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정도 있으면 국회의원 선거다. 아직 선거구 획정이 되지 않은 상태인데... 어찌될런지 모르지만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지리라.

 

정치권은 다시 정치권력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국민들의 관심은 저 멀리 달아나 있으니, 그들만의 선거가 될 확률이 높아질까 걱정이다.

 

그만큼 정치권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감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놈이 그 놈이다라는 말이나, 그 정당이 그 정당이다라는 말이 그런 심리 상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투표를 하지 않으면 그 놈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당선될 것은 확실하고, 마음에 드는 정당도 인물도 없고, 이래저래 사람들은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정치는 중요하다. 사람을 정치적 인간이라고 하지 않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치와 먼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우리네 삶 자체가 정치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치를 도외시할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치가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이 아니므로.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런 선택을 한 뒤, 그 선택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눈을 치켜뜨고 지켜보고, 압력을 넣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이보다 좋은 방법은 내 삶에 좋은 쪽으로 영향을 주는 정당을 선택하는 일이다. 정당들의 정책을 잘 살펴보고, 어떤 정당의 정책이 내 삶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하고 그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내가 선택 안한다고 해서 내 삶에 영향이 없어지지 않기에.

 

때마침 녹색당의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녹색당의 출사표라고 보면 된다. 녹색당이 주로 실천하겠다는 공약 10개가 나와 있고, 이 공약과 더불어 비례대표로 출마할 사람 5명의 출마의 변이 실려 있다.

 

내가 남들 위에 군림하기 위해서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좀더 좋은 사회를 만들려고 하다보니 정치계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 이 다섯 사람의 출마의 변에 잘 나타나 있다.

 

생활정치, 우리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서로 함께 웃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들은 비례대표로 나서는 어려운 결단을 했다. 이들의 결단이 투표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이렇게 행동으로 나섰다는 것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

 

적어도 그 놈이 그 놈인 우리나라 정치계에 그 놈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고, 명확하게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제시한 공약을 어떤 형태로든 기득권을 쥐고 있는 정당에서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이들은 누구보다도 아래에서 힘든 사람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생활했다는 점에서 커다른 의미가 있다.

 

또한 이들의 주장은 나만 잘살자는 것도 아니고, 힘없는 사람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자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 아무리 소수라도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니, 이들의 주장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동물권, 먹거리·농업, 탈핵, 민주주의, 기본소득, 성평등·인권, 기후·에너지, 노동·일자리, 주거, 교육에 걸쳐 명쾌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그 공약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하여 이 책 제목처럼 우리나라 정치계에도 제발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다. 숨통이 트이는 것, 정치계에 소수정당이 들어간다는 것도 있지만, 이들이 그동안 의사를 전달하기 힘들었던 일반 국민들의 의사를 정치계에 끌고 들어간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도 숨통이 트인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작은 제목처럼 "녹색 당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가 막힌 한 수. 이 작은 제목을 끊어 읽기에 따라 "녹색당,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고, (이러면 정치권에 심한 회의감을 지니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녹색당은 그런 회의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중요한 한 수라는 의미가 된다) "녹색, 당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미래 세대는 녹색이 다수일 수밖에 없는, 녹색을 외면하고는 정치를 할 수 없는, 또는 생존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녹색을 지지해야만 한다는 의미가 된다)

 

어떤 형태로든 지금 변화가 필요한 시점, 녹색은 우리에게 필요하고, 우리는 이 녹색을 중심으로 우리의 생활을 꾸려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들의 공약에 관심을 가지기를... 이들의 공약과 다른 정당의 공약을 비교해보기를...

 

선거가 끝난 뒤 그 공약들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살펴보기를,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의 권리를 행사해서 지켜지게 해야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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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4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제목 멋지네요! `녹색당, 신의 한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kinye91 2016-01-24 12:49   좋아요 0 | URL
네. 어떻게 끊어 읽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지만, 결론은 비슷하다고 봐요. 지금은 우리 삶과 밀착된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니까요. 녹색을 표방한 녹색당이 결국 이 작은 제목의 맨 끝에 있는 `수(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