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누군가에게 주는 권리, 또는 의무.

 

사실 완장은 의무가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권력으로 행사를 하게 된다.

 

학창시절,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겠지만, 선도부라는 완장을 찬 학생들의 권력행사가 있지 않았나.

 

같은 학생임에도 선도부라는 완장을 차면 자신은 일반 학생들과 다른 듯이 행동하던 모습들.

 

그것도 권력이라고 힘을 행사라던 모습, 마치 특권을 지닌 학생처럼, 다른 학생 위에 군림하던 모습이 떠오르는데...

 

경찰도, 공무원도, 정치인도, 법조인, 경제인도 다들 제 하나씩의 완장을 차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요즘이다.

 

국민의 지팡이, 국민의 공복이라는, 정의의 사도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어떤 특권을 지닌 양, 국민 위에 군림하고, 국민을 지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시대, 좋은 시대가 아니다.

 

윤흥길의 소설 "완장"을 읽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데, 평소 인간성 좋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던 주인공에게 완장을 채워주자 일어나는 변화들, 너무도 놀라운 변화, 한 사람이 완장의 노예가 되는 상황이 펼쳐지는데...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일을 흔히 볼 수 있지 않은가. 완장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완장에 지배당하는 모습.

 

마치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절대반지에 휘둘리는 주인공처럼, 우리 사회 역시 완장을 찬 사람들이 완장에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완장을 찬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어지러운 사회임에 분명한데...

 

완장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음을, 그 완장은 사람들이 좀더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서 만들어낸 것임일, 그래서 완장을 권력으로 휘두르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로 완장을 사용해야 함을 명심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완장을 찬 사람들이 너무 많다. 또 완장을 권력으로 휘두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들에게서 완장을 벗게 해야 하는데, 완장을 벗겨내야 하는데...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는 반지를 벗지 못해 결국 손가락을 잘라야 했는데... 그렇게 되기 전에 완장을 벗을 수 있도록 해야 겠다.

 

윤흥길의 "완장"이 그냥 소설로만 존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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