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사 1 - 국가와 세계 조선시대사 1
홍순민 외 지음 / 푸른역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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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알아야만 한다.

 

역사는 옛날에도 지식인들이 필수적으로 배워야 했던 학문이고, 적어도 교양인으로 자처하려면 '문,사,철(文史哲)'을 알아야 한다고 했으니, 역사는 우리가 배워야 할 기본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역사를 학교에서만 배우고 말아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학교에서는 역사의 기본만을 배우게 된다. 우리가 중고등학교를 통하여 배우는 역사는 '통사'에 불과하다. 간략한 역사라는 얘기다.

 

물론 이런 통사를 통해서 역사 전체의 흐름을 알 수는 있지만, 역사의 순간순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들의 삶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잘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역사는 학교를 떠나서도 평생 배워야만 하는 학문이 된다. 역사는 고정된 과거의 사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역사는 변화시킬 수 없는 과서의 사실이긴 하지만, 발견되는 사실, 해석되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시대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관점에 따라서 역사는 매 순간 달라지게 된다.

 

지금 우리가 역사교과서를 가지고 사회적 갈등에 휩싸이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달라서이다. 관점이 다르면 그 다른 관점을 함께 배우면 되는데... 하나의 관점만을 강요하려는 세력과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세력이 맞부딪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일은 역사에서 숱하게 반복되어 왔었고, 어느 쪽이 역사에서 지지를 받았는지는 역사를 공부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와 어른이 되어서 다시 배우게 된 역사가 같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같지 않을 수가 있다.

 

나같은 세대가 학교에서 배운 근현대사와 대학생이 되고 나서 개인적으로 읽었던 근현대사는 얼마나 달랐던가. 그만큼 역사는 아는 만큼 보게 되고, 공부한 만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진다.

 

이 책은 한국역사연구회에서 기획하고 펴냈다. 각 시대별로 두 권씩 낼 예정이라고 하는데, 제일 먼저 조선시대사가 나왔다. 그 중 첫권인 이 책은 부제가 "국가와 세계"다.

 

조선시대사가 제일 먼저 나온 이유는 근현대사를 제외하고는 지금의 우리와 가장 가깝기 때문이리라.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가장 가까운 역사이고,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를 바꿔갈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이 책이 조선시대의 모든 역사를 망라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책도 없고. 따라서 조선시대사는 정치, 경제, 문화의 분야로 나누어 기술될 수밖에 없으리라.

 

이 첫권에서는 8개 항목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조선시대를 알게 하는 역사 중에서 8개의 주제를 골라 기술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운영과 왕권의 추이, 교화와 형정, 농민의 의무-국가의 책임, 혈통의 굴레-신분의 구속, 교환과 시장 그리고 도시, 국제 관계와 전쟁, 조선 사람이 그린 세계의 이미지, 개방의 세계사적 흐름과 조선의 선택

 

이렇게 여덟 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항목들이 마치 퀼트처럼 각자 독립적이지만, 함께 모여서 조선시대사를 이루고 있다.

 

하여 적어도 이 여덟 주제에 관해서는 조선시대에 어떠했는지 잘 알 수가 있다.

 

이 책에서 다시 생각하게 된 것, 바로 조선 후기 양반의 증가... 난 조선후기에 양반이 급속도로 증가해 거의 80%에 가까운 사람이 양반이 되었다고(돈으로 사든, 족보를 위조하든)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양반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소수를 유지했다는 사실.

 

그것은 양인과 천인으로 나뉘었던 조선초기의 정책이 무너지고, 양인이 양반, 특히 극소수의 지배층과 이름뿐인 또는 허울뿐인 양반으로 나뉘어졌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즉, 양반이 급속도로 늘었다고 하여 신분제 사회에 위기가 닥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분제 사회를 강화했다는 것. 양반이 늘었다고 하는 것은 조선초기의 개념인 양인이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무언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 좋았다.

 

이렇게 이 책은 굳이 편집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고. 여기에 지금까지 자신이 배워왔던 통사적 지식을 각 주제에 맞춰 다시금 점검할 수도 있어서 좋다.

 

덧글

 

 

가끔 역사 관련 책을 읽다보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바로 연도의 표기 문제다. 아주 단순한 오타임에 분명한데도, 역사 관련 책인데... 연도를 나타내는 부분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이런 소소한,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오타가 있는데...

 

33쪽. 참고자료 설명하는 부분에...1695년(현종 원년)이라고 되어 있는데... 1665년이 현종 원년일 것이고, 아주 작은 글씨로 송시열을 설명하는 부분에 1958년 51세에 다시 조정에 라고 되어 있는데...아마도 1658년이겠지... 6자가 이 두 분에서 모두 9자로 뒤집어져 있다.

 

286쪽. 강희제(재위 1611-1722)라고 나와 있는데... 강희제(재위 1661-1722)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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