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언제나 되살아난다 창비시선 200
신경림 엮음 / 창비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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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꺼내서 아무 쪽이나 펼쳐 읽어도 좋은 시들이 널려 있다.

 

창비시건 200호를 기념해서 나온 시집인데, 창비에서 출간한 시집들을 순서대로 1권에서 199권에서 가장 좋다는 한 편씩만을 뽑아도 괜찮을 시집인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더 좋았다.

 

엮은이인 신경림이 창비의 대표적인 시인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의 취향에 따라 시들을 편저했다고 한다. 한 시인의 취향이라고 하지만, 이 시집에는 우리나라 현대사를 증언해온 시들이 실려있다고 보면 된다.

 

  창비시선 200번을 기념하는 이 앤솔러지는 창비서선의 시를 포함해 70년대 이후 우리 시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그밖의 시들도 폭넓게 실었다. 시의 배열은 시가 수록된 시집의 출간순으로 하였다.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기보다는 엮은이 개인의 취향에 따랐으므로 뛰어난 시가 빠진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또 엮은이 스스로 뛰어난 시로 인정하면서도 시의 흐름에서 조금 비켜나 있어 제외한 경우도 있다. 145쪽.

 

이런 기준에 의해 모아진 시들은 어느 시 하나 놓칠 수가 없다. 또 기존에 많이 낭송되던 시들도 있고, 이미 읽은 시들도 있지만, 시가 어디 한 번 읽고 다시는 안 읽을 대상이던가.

 

하여 언제든지 시를 읽고 싶다면 이 시집을 들춰볼 일이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보면 된다. 마음에 와 닿는 시들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고은의 문의마을에 가서에서 시작하여 신경림의 파장을 거쳐 황동규의 조그만 사랑노래, 조태일의 국토서시, 양성우의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문병란의 직녀에게,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박노해의 시다의 꿈, 감남주의 학살1, 기형도의 빈집,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최영미의 선운사에서, 서정춘의 죽편1.

 

내가 평소에 좋아했던 이 시들이 모두 여기에 실려 있고, 또 더 많은 시인들의 좋은 시들이 실려 있어서 좋은 작품집이다.

 

곁에 두고 언제든지 꺼내서 읽을 수 있는 시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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