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융합 교실 허생전을 파하다 - 2015 세종도서 교양부분 선정
한민고등학교 창의융합팀 지음 / 지상사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창의융합 교실 허생전을 파하다

 

창의라는 말과 융합이라는 말이 합쳐졌다. 사실 창의는 융합에서 나오지 않는가.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대상을 묶을 때 거기서 창의가 나온다.

 

그러므로 융합은 곧 창의가 된다. 또한 창의적인 사람이 융합도 잘하겠지.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 창의융합이 학교에서는 참 힘들다. 각 교과들이 독립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각 교과의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는 교사들이 자신의 교과에만 충실한 경우가 많은 것이 학교이다.

 

그렇기에 창의융합, 창의융합 하더라도 실제로 교과과정을 운용하는 학교에서는 실천하기가 참 힘든데...

 

이번에 한민고등학교에서 나온 '허생전'을 가지고 창의융합 수업을 한 결과를 보면 학교교육에서도 이런 창의융합 교육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이 모둠을 이뤄 각자 허생전을 다른 교과들과 연관지어 공부하고 발표한 결과물... 그 결과가 비록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시도를 통해서 학생들 스스로 창의융합 공부를 몸에 익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허생전 박지원의 소설이다.

 

공부만 하던 허생이 집을 나가 변부자에게 1만 냥을 빌리고, 과일과 말총을 매점매석해서 돈을 많이 벌고, 그 돈으로 도적들을 구제하고, 그들이 생산한 쌀을 일본에 팔아 막대한 이익을 남겨, 50만 냥은 바다에 버리고, 40만 냥은 빈민구제를 하고, 10만 냥은 빚을 갚았다는 1부와, 북벌의 허구성을 논파한 2부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문학작품을 가지고...

 

우선 매점매석이 옳은가는 도덕-윤리, 사회(법, 경제 등) 교과와 연결짓고, 변부자, 도적들, 이완과 이야기하는 장면은 설득하기라는 국어과와 연결짓고, 무인도는 어느 곳에 있고 그 크기는 얼마일까는 지리와 과학과 연결짓고, 만 냥의 가치는 수학과 연관짓고, 허생전의 비판정신은 당시 풍속화와 연관지으니 미술과도 관련이 되는 등... 다양한 과목들을 허생전에 접목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양한 주장도 할 수 있는데.. 허생이 과연 나라를 구할 수 있었을까? 허생의 행동이 옳았을까? 허생의 행동을 지금의 법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등등에 대해서 각 학생들의 모둠이 고민을 하고 정리를 한 결과물을 이 책에 담았다.

 

하여, 이 책을 읽으면 허생전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볼 수 있는데... 문학 작품 하나 가지고 한 해 수업을 하는 학교도 있으니, 문학 작품을 중심에 놓고 다양한 교과과 함께 하는, 그런 창의융합 수업이 충분히 가능함을 한민고등학교에서 잘 보여줬다고 하겠다.

 

앞으로 시대는 전문가가 인정받는 시대이긴 하겠지만, 그 전문가는 자기 분야만 아는 전문가가 아닌, 다른 분야도 알고, 다른 분야와 협력을 할 수 있는 그런 전문가일 것이다.

 

그 점에서 이번 시도는 좋았다고 본다. 다양한 시도가 학교 교육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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