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세상을 바꾸다 - 세상을 움직이는 미술의 힘
이태호 지음 / 미술문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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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근대에 들어서 소수의 집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지금도 미술은 전문가들만이 하는 것인양,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미술하면 몇몇 대학이 생각나고, 그 대학에 가기 위해서 초중고 때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를 하는가.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미술에 대한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대학에 가기 위한 기술 연마에 몰두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교육을 받아 미술대학에 가고, 미술대학을 나와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미술이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사회로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되는 것이 아닌,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만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술은 어느덧 소술의 예술이 되었다.

 

그러나 미술은 소수의 예술이 아니다. 옛날에 미술은 집 안에 있는 것이 아닌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공의 장소에 있었다. 함께 생활하는 곳에 함께 존재했다. 생활과 함께 하던 미술...

 

이제 미술은 사회 속으로 나와야 한다. 소수가 아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지내야 한다. 우리나라도 공공미술과 벽화그리기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요즘이지만, 아직도 미술은 소수의 손에 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소수의 미술이 아닌, 우리 모두의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미술이 세상도 바꿀 수 있음을 세계 각지의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미술은 사진도 포함이 되는데, 처음 시작을 사진으로 시작한다. 사진으로 우범 지역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준 사람, 그들이 찍은 사진으로 그들의 모습을 보게 한 사람, 그래서 자신들의 삶이 마냥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사람, '슈팅 백 프로젝트'로 시작한다.

 

여기에 이어 브라질의 벽화그리기를 통한 함께 함을, 낙서화라고 불리는 그라피티로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 뱅크시를, 미술 교육의 방법을 바꾸어 삶의 방향을 바꾸게 한 사람, 할렘가에 직접 들어가 살며 그들을 작품으로 만들어낸 사람 등등,

 

2부에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차별에 저항하거나, 진실을 드러내거나, 68혁명과 같은 문화적 변혁 시기에 미술로 참여한 사람들 이야기, 이어 3부에서는 그 시대에 드러난 미술, 우리 미술이 가야할 길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미술이 사회 속에 있어야 함을, 그래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변화시켰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여 이 책을 읽으면 미술은 집 안에 고이 모셔놓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 속으로 나와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미술이 순수미술과 더불어 계속 존재해 왔고, 우리나라 역시 그런 전통이 있음을 알게 된다. 다만, 형식적으로 흐르는 벽화그리기나 공공미술 운동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미술, 이제는 사회 속으로 나와야 한다. 우리 모두와 함께 해야 한다. 미술이 사회 속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덧글

 

부끄럽게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인데... 서울대 문양이나 연세대 문양에 대한 글이 이 책에 실려 있다.

 

이럴 수가?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서울대 문양이 서양의 문양을 흉내낸 것에 불과하다니...게다가 연세대의 경우 프린스턴 대학의 문양과 왜 이리 비슷한지... 연세대야 선교사가 세웠다 해도, 서울대는 해방이 되고 나서 국립대학으로 출발하지 않았나.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이 문양에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니... 이 책을 읽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어느 정도 비슷한지 궁금하다면 이 책 251쪽부터 257쪽을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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