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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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 되었다면 오래 된 책이다.

 

이미 5년전에 나온 책이니.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이 책에 나온 내용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효한 정도가 아니라, 이 책의 내용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삼성은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과연 그 비중만큼 책임을 다학 있나 하면, 흔쾌히 동의하기가 힘들다.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 중의 하나가 삼성이 아닐까 하는데,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고, 삼성의 회장인 이건희가 고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때 저지 시위를 했던 학생회 학생들에게 다른 학생들이 우리 학교 출신들이 삼성에 입사하지 못하면 어떡하냐고 항의하기도 했을 정도의 기업인데...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리를 고발하는 양심선언을 했다. 그리고 삼성에 대한 특별검사가 임명이 되어 수사를 했다. 결과는 무죄.

 

처벌을 받은 사람은 없다. 그리고 끝이었다.

 

제보는 있었고, 증거도 있었으나, 처벌은 없었다. 삼성은 그냥 삼성으로 존재했고, 그 삼성의 최고 지배자인 이건희는 여전히 이건희였다.

 

이런 삼성의 모습에서 우리나라를 보게 된다.

 

힘있는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하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를 옹호하고, 그의 말을 따르려게 한다. 여기에 돈이 필요하니 비자금을 만들어 비밀리에 일을 추진하게 되고, 이를 폭로한 사람은 조직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게 지금까지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루어졌던 일이다.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닌 기업 구성원들의 것, 또 사회의 것이니 이익은 고루 나누어야 하는데, 특정 개인에게만 이익이 흘러가고, 그것이 마치 그 개인의 능력인양 포장이 된다.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은 견딜 수 없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온갖 비리가 일어나고, 능력보다는 인맥이 중시된다. 마치 정치권에서 친박, 비박, 친노, 비노 하듯이...

 

기업경영이나 사회공헌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오너의 구미에 맞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만 중심에 포진하게 된다.

 

그런 상태로 기업이 유지되니,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자부하지만... 운영은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홍보하지만, 그들만의 가족이고, 나머지는 그 가족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에 불과하게 된다.

 

이런 모습을... 검사로 복무하다, 법과는 거리가 먼, 나름대로 표준화된 기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던 삼성에 입사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에서 겪은 일을 폭로한 책이다.

 

단지 삼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지금 삼성을 보면 우리나라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나라 역시 국민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여전히 우리에겐 삼성을 생각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많은 참조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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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6-09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