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사장 분투기 - 개정판, 자영업으로 보는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
강도현 지음 / 북인더갭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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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사장 분투기"

 

분투란 말은 '있는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노력함' 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다.

 

골목이란 마을이라는 의미로,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서 생계 및 생활을 유지해 간다는 뜻이고, 사장이라고 했으니, 자기 자본으로 일을 꾸려가는 사람임을 말한다.

 

그런데.. 분투란 말과 붙어서 자기 자본으로 생활을 꾸려가려고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도 힘듦을 제목에서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때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말대로 하면 억대 연봉을 받았던 사람, 그러나 넓은 오지랖 때문에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할까 하다가 손을 댄 것이 커피 파는 '카페' 사업.

 

협동조합으로 운영을 하지만, 이 역시 자신의 책임 하에 하는 일인데... 얼마나 성공하기가 힘든지, 아니 성공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해가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골목 사장들이 살아가기 불가능하다고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무언가 방법은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간이 지닌 마지막 끈이 바로 희망이고, 사람들의 의지 아니겠는가.

 

그런 방법들에 대해서도 '망하지 않기 위한 10계명'이라고 하여 이 책에서 나름대로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왜 자영업자가 되는가? 정년이 보장이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 50대 중반이면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이나 명예퇴직이라는 구조조정의 다른 이름으로 일하던 곳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들이 갈 곳이 어디 있는가? 다들 취업이 안 되어서 난리인데.. 아무리 경력직이고 전문가라 하더라도 이미 나이든 사람은 갈 곳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아직도 밑 빠진 독처럼 돈이 들어갈 곳이 많다.

 

50대 중반이면 연세 드신 부모님이 계시고, 아이들은 아직 직장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돈 쓸 일만 많은데... 직장이 없으면... 그야말로 난감하다. 막막하다.

 

이런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또는 손쉽게 뛰어드는 시장이 바로 자영업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게다. 그래서 이 책의 1부에서 말하고 있듯이 "자영업 대란"이 일어난다.

 

이 자영업 대란이 20년 후까지도 지속될 거라는 전망.. 베이비 붐을 타고 태어난 많은 사람들이 퇴직을 하는 50대 중후반까지는 아직도 20-30년은 남았으니.. 앞으로도 걱정이라고 한다.

 

하여 얼마나 자영업으로 살아남기 힘든지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설명해 주고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암담하다. 도대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임대료다. 터무니 없이 비싼 임대료를 갚기 위해 뼈빠지게 일을 하지만.. 결과는 빚만 늘어나고 마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가게가 작으면 손님들이 많아도 망하고, 적어도 망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여러 수치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을 언급하면서 한국적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보다시피 우리나라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니 정말로 망하지 않을 10계명을 명심할 밖에. 십계명을 보면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인데.. 그럴 때 그냥 알고 있어 하고 넘어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1.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2. 처음부터 판을 크게 키우지 말라

3. 빚지지 말라

4. 아는 사람에게 더 잘하라

5. 손님은 왕이 아니라 신이다

6. 영업하라

7. 자신을 브랜드화하라

8. 혁신하기 위해서 문서화하라

9. 피드백을 듣자

10. 실행은 즉각적으로

 

자, 이런 자세로 자영업에 임하면 망하더라도 쫄딱은 망하지 않는다. 그 점을 명심하자. 하여 3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영업자로 살아남을 수 있는 돌파구에 대해서,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곳에도 길은 있다. 루쉰의 말대로 길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협동조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실천을 하고 있고, 자영업자의 바람직한 길로 협동조합을 추천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자영업 천국이다. 우후죽순처럼 가게들이 생겼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또 생기고, 사라지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성공하는 자영업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손에 꼽을 정도로 성공하지는 않더라도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하는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현실을 직시하고, 또 혼자만이 아닌 함께 하는 자세를 지니도록 해야겠다.

 

오늘도 수고하는 자영업자들... 그들의 땀과 눈물이 이 책에서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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