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누군가에게는 이 계단이 히말라야 산맥과도 같습니다.’

광고 천재 이제석에 나오는 말.

지상에 발 디디고 사는 인간이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 설치한

계단이 누구에게는 상승의 도구가

누구에게는 극복의 대상이 된다.

 

아무렇지도 않던 계단을

다리가 좋지 않아 힘들게 오르내리며

계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린 시절 두려움으로 한 발 한 발 오르내리던,

청년 시절 하나씩은 시원찮아 두세 개씩

한꺼번에 가뿐하게 뛰어 오르내리던,

나이 들어 왕성한 혈기 사라지고

굳이 서두를 필요도 없어

차분히 하나씩 오르내리게 되던,

그러다 병들거나 더 늙으면 다시

한 발 한 발 힘겹게 오르내리는 계단.

 

계단이 우리네 인생이라고,

2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높이에 벌벌 떨며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도

계단 위로 계속 오르려 하고

계단 위에서 계속 버티려 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라고,

내려와 땅에 설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나이 듦이 계단 오르내리기를 통해 알려주는데,

한사코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

그것이 보수?

 

아니, 그것은 수구 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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