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인 꽃을 기리며
- 2006년 미군에게 죽임을 당한 이라크 소녀 아비르 카심 함자(15),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는 이 야만이 없어지기를.
아름답지 말 것을,
약한 나라의 아름다움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인 것을.
삶의 꽃을 피워
화려한 자태를 뽐내어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단 번에 꺾여버리는 것을,
혼자만 꺾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 또한 짓밟히게 하는 것을.
약한 나라에 태어났다는 것은
아름다움이 기쁨이 아니라
두려움인 것을,
모두를 죽이는,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되는데도.
아름다움이 잘못일 리 없음에도,
지켜줄 울타리가 없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그런 슬픔을 안고 태어난
약한 나라 소녀
아름다운 소녀.
미군에게 짓밟힌
가족, 그리고
이라크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