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KBS <TV, 책을 보다> 선정 도서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 송병선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우루과이.

 

예전 같으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나라일텐데, 아마도 우리나라의 60-70년대에 대한민국 하면 도대체 어디 있는 나라냐는 소리를 먼저 듣던 것과 비슷한 지명도일텐데...

 

그래도 세계화된 지금은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해서 적어도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으니, 특히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우루과이란 나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루과이는 전세계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월드컵엣 두 번이나 우승한 적이 있는 나라니 말이다. 그것도 제1회 월드컵 우승국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지니고 있으니...

 

'아메리카의 스위스'라는 소리를 듣는 나라라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요즘 유행하는 '강대국'의 상대어로써 '강소국'이라고 불릴 수 있는 나라라는 뜻이다.

 

작지만 나름대로 잘 살아가는 나라, 그러나 남미(라틴 아메리카) 하면 독재, 피, 마약 등등을 떠올리기 쉬우니, 우루과이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고서 '아메리카의 스위스'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작은 나라의 대통령 무히카.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녹색평론'을 통해서다. 녹색평론에 그가 했다는 연설문이 실렸었고, 그의 정책 중에서 '마리화나 합법화'와 '낙태 찬성, 동성결혼 찬성 법안'에 대한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리화나 하면 마약이라고 하는데, 마약을 합법화 한다? 일견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 정책은 마약범죄자들로부터 오히려 일반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하니, 그들의 행위를 양성화해서 보건당국이 관리를 할 수 있게 하고, 마약범죄자들로부터 격리하고, 그들을 퇴치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한다.

 

여기에 인권과 관련이 되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것은 그가 진보적인 정책을 펼치는 정치가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데...

 

이 책은 이러한 무히카의 일생에 대한 전기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무히키와 대담한 결과를 그의 말을 직접 인용하여, 어린시절부터 대통령 시기까지 그의 일생에 대해서 펼쳐보여주고 있다.

 

'투파마로스'라는 무장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했던 무장게릴라 출신이 합법적인 정치 공간에 뛰어들어 하원의원, 상원의원을 거쳐, 장관도 하고, 나중에는 우루과이의 대통령까지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의 말을 통해, 또 저자의 해석을 통해 잘 전달되고 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그는 신동엽의 '산문시1'에 나오는 북구의 어느 대통령을 떠올린다는 것. 그는 옆집의 푸근한 아저씨 같은 인상으로, 또 아저씨와 같은 삶을 살아서, 베트남의 호치민이 '호 아저씨'라는 별칭으로 살았다면, 그는 '페페'라는 별칭으로 불린다고 한다.

 

그만큼 국민들과 가까이 있다는 것이고, 그의 삶 자체에 어떤 가식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그도 대통령을 지낼 때 정책에서는 많은 실패를 했을 것이지만 - 책의 뒷부분에 보면 그의 재임 시절에 총파업이나 다른 사회적 갈등도 제법 있었다 - 그래도 그의 삶 자체를 중국인들이 마오쩌뚱을 평가할 때처럼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가 잘한 일이 70%라면 잘못한 일은 30%이니, 그의 공적을 인정하고, 잘못은 바로 잡으면 된다는 그런 생각이 우루과이 국민들의 의식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대통령을 그만두고 이제는 상원의원으로서 정치에 여전히 발을 담그고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그는 한사코 자신을 농부라고 한다고 한다.

 

농부,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직업. 어쩌면 그가 농부라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농부를 귀하게 여기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한 때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으니, 그 나라에서 농부를 천시하지는 않을테니, 농부들이 점점 늙어가고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이런 대통령을 둔 나라, 우루과이, 역시 '강소국'이라고 할 만하다. 적어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이 나라는 앞으로도 갈등이 없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대통령도 배출했으니 말이다.

 

어쩌면 라틴 아메리카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치 역정을 겪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나라들에서 우리가 배울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 정치권이 어수선한 우리나라. 이런 대통령, 대통령으로 재직 전에도, 재직 중에도, 그리고 퇴임 후에도 친근하게 우리 곁에서 함께 지낼 수 있는 그런 사람... 우리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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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6-2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라의 지도자는 국민이 만들죠..아흑

kinye91 2015-06-23 10:35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정치가들의 수준은 국민들의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더 깨어 있는 국민, 시민이 되어야겠지요. 우선 나부터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