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내 마음 속에 피워야 하는 꽃들

                      - ‘세월로 닫힌 생명들, 세월을 넘어 꽃 피게

 

아직은 차가운 땅,

새초롬히 고개 내민 제비꽃

하나 하나는 차가움에 몸을 떠나

함께 하며 따스한 바람을 맞아 몸을 흔든다.

머리 위엔 산수유꽃이

추위를 잊히려는 듯 노란 빛을 발하고

산수유꽃 위론 목련이

환하게 하얀 빛을 뿜어내고 있다.

세상이 환하고, 따뜻해지니

새생명들은 연둣빛 몸을 가지런히 내어놓고

길 가 개나리꽃들이 노란 자태를 뽐내고

매화꽃들은 설화(雪花)와는 다른 따스함을 보내고 있다.

부끄럽다고 살포시 얼굴을 드러내는 진달래꽃

꽃천지를 만들 벚꽃들이 몽우리를 맺고

바람은 동장군을 잊고 봄처녀를 맞이해

뜨거운 사랑의 숨결을 내뿜는다.

세상이 조금씩 생명의 온기로 더워지고

땅은 그 온기로 더욱 부드러워지는

이 봄에,

 

차마

따스한 바람도 사랑의 숨결도 느끼지 못하고

꽃도 피우지 못하고

새생명이 재잘거리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엄혹한 동장군의 감옥에서 나오지 못한 생명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세월이 약이라고 곧 잊게 된다는 말을 버리고

세상 봄에 피어야 하는 꽃들을

내 맘 속에 피게 해

봄이 오면

언제나 봄이 오면

세상의 꽃들과 함께

내 마음 속에 피워야 하는 꽃들이 있음을

잊지 말자고, 꼭 기억하자고……

이 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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