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사람이다.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하게 된 이후로 요즘만큼 문제가 된 적이 있을까? 자신들의 삶터를 유일하게 없앨 수 있는 존재, 천재지변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구를 멸망으로 이끌 존재가 바로 사람이 아니던가.

 

이를 반대로 말하면 지구를 살릴 존재도 바로 사람이라는 말이다. 사람,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꽃'이다.

 

지구를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꽃.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 정말 꽃보다 아름답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세상은 꽃밭이다. 아름다운 꽃밭.

 

언제까지나 사람들이 문제로 남을 수가 없기에, 그런 꽃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고형렬의 시집을 헌책방에서 구했다. 주욱 읽어가는 데, 따스함을 드러내는 시들이 많다. 그 중에 이 '사람꽃'이라는 시. 정말, 이렇게 사람들이 꽃이 되어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사람꽃'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

 

사람들이 사람꽃이 되기 위해서는 나만을 위해서 살아서는 안된다. 물론 꽃은 홀로 있을 때도 아름답지만, 함께 있을 때, 또 다른 것들이 서로 어울려 있을 때 더 아름답다. 그러니 우리 사람뀿들도 다양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살아야 아름다울 것이다.

 

그때 이 시 '사람꽃'이 마음 속으로 쏙 들어올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바라는 것만큼 나 자신이 먼저 '사람꽃'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사람꽃

   

복숭아 꽃빛이 너무 아름답기로서니

사람꽃 아이만큼은 아름답지 않다네

모란꽃이 그토록 아름답다고는 해도

사람꽃 처녀만큼은 아름답지가 못하네

모두 할아버지들이 되어서 바라보게,

저 사람꽃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는가

뭇 나비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여도

잉어가 아름답다고 암만 쳐다보아도

아무런들 사람만큼은 되지 않는다네

사람만큼은 갖고 싶어지진 않는다네

 

 

고형렬, 성에꽃 눈부처, 창작과비평사, 1998년 초판,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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