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냐, 기레기냐
입법, 사법, 행정과 더불어
제4의 권력이라고 했고
민중의 길잡이라고 했지
잠들어 있는 세상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
길을 찾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었지
숨기려는 진실을
감춰져 있는 진실을
온 세상에 드러내곤 했었지
어느 순간
민중의 수면제가 되고
제4의 권력이 아닌,
제1, 제2 권력의 시녀가 되었지
잠들어 있는 세상
더 잘 자라고 자장가를 부르고
어둠을 밝히지 않게 등불을 꺼버리고
길 찾는 사람에게 주어진 길이나 가라고 했지
진실을 가리는 말들
깨어있지 않은 글들
이제는
민중의 걸림돌이라고, 기자쓰레기라고,
그래서 ‘기레기’라고 자조한다지.
그러나 자조는 곧 반성,
반성은 희망의 빛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
‘기레기’라 자처하는 기자들이 희망의 빛과 불로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빛과 온기를 줄 수 있다면,
그들은 또 다시 민중의 길잡이란 말을 듣게 되겠지
그래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