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정치가의 신년 기자 회담.

회담 중에 점점

정치가가 하늘로 올라간다.

그는 자꾸자꾸 높은 곳으로 가고

우리는 그를 그냥 올려다보게만 된다.


비행기를 탄 정치가.

하늘 길에서 보는 땅은

너무도 깔끔하여 모든 것이 아름답다.

거기에는 땀이 없고, 생활이 없다.

생활이 없는 아름다움,

비행기에서 보는 사람의 모습이다.


하늘 길을 가는 정치가도

선거철엔 버스를 타고,

우리 손을 맞잡고,

우리에게 기대었음을 떠올린다.

지금은 우리와 너무도 멀리 있는 그도.


그가 다시 만원 버스를 탄다면,

땀냄새, 술냄새, 세파에 찌든 냄새에,

몸도 옴짝달싹도 못하고,

사람과 사람에게 기댈 것이다.

세상의 비루함이

서로를 버티게 해주는 힘임을,

생활은 땅에 있음을

몸으로 알게 될 것이다.



자꾸만 비행기를 타고

하늘 길을 가는 정치가의

연설을 들으며,

버스를 타고

서로 기대어 함께 가는

땅에 발을 딛고 사는

그런 정치가를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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