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공동체 - 손우정 교수가 전하는 희망의 교실 혁명
손우정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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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라는 말과 공동체라는 말이 합쳐져 우리 교육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 수업에서 환멸을 느끼던 교사들이 돌파구로 일본에서 실시한 배움의 공동체를 받아들이게 되었으리라.

 

배움의 공동체는 그래서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무슨무슨 연구학교나 시범학교와는 달리, 교사들로부터 시작해서 교사들이 정착시킨 교수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 모습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사실 수업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수업을 가장 많이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바로 교사 자신들이고, 자신의 수업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역시 교사들이다.

 

그런 교사들이 무기력과 분노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배움의 공동체를 배우고자 했고, 학교에 도입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런 교사들과 배움의 공동체의 다리 역할을 이 책을 손우정 교수가 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대학에서 직접 사토 마나부 교수에게서 지도를 받고, 또 그와 함께 여러 배움의 공동체 현장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전파한 사람이 바로 손우정 교수다.

 

물론 배움의 공동체가 일본과 똑같은 방식으로 갈 수는 없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와 우리나라의 특성은 다르며, 또 우리나라에서도 학교마다 특수성이 있기에, 자기 학교에 맞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따라서 이 책에서 손우정 교수가 이야기하듯이 배움의 공동체는 특정한 수업기술(매뉴얼)이 아니라 교육 철학이라고 해야 한다.

 

철학의 공유. 이것이 바로 교육개혁의 시발점이었다. 수업개선의 첫걸음이었다. 얼마나 수업을 바꾸고 싶었으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배움의 공동체를 받아들였겠는가.

 

배움의 공동체를 받아들이고 정착시킨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배움이 커졌다고 한다. 배움이 커졌다는 얘기는 무력감에 빠져 학습으로부터 도피하는 아이들이 줄었다는 얘기가 되고,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얘기이며, 교사는 교사, 학생은 학생이라는 대립적인 관계가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서로 신뢰하는 관계로 변했다는 얘기다.

 

이 책에서 손우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 관련해 그동안 그가 겪은 실천을 바탕으로 배움의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 이론에 대해 정리해주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배움의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이 좋은지, 또 구체적인 수업사례를 들어 배움의 공동체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여 이 책은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개론서라 할 만한데, 개론서는 큰 틀의 이론을 제공하고 있으니, 세부적인 사항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채워넣어야 한다.

 

그 채움을 교사들이 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정착한 학교도 있다. 그리고 배움의 공동체를 시도하는 학교도 있고.

 

그렇다. 지금 서울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눈을 뜨고 수업을 듣는 학생이 한 반에 5-6명 남짓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교사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 중학교에서는 학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조차도 익히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데...

 

이것을 한 번에 해결할 만병통치약은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배움의 공동체를 도입할 수는 있겠다.

 

물론 지금 학교 현장의 현실적인 면에서 많이 힘들기도 하겠지만, 교사들이 스스로 이런 수업방법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길게, 조급하지 않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아이들을 배움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수업 방법, 그 중에서 검증된 방법인 이 배움의 공동체...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임상실험 보고서이자, 이론서이면서 홍보책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

 

이 책의 개론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채워넣으려는 많은 교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아직은 우리 교육에도 희망이 있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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