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보 교감완역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난중일기.

 

어렸을 때 정부의 시책으로 영화관에 단체로 관람을 간 영화의 제목이 바로 '난중일기'였다. 그렇게 난중일기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다음부터는 마치 내용을 다 안다는 듯이 내곁에 두지 않았던 책이 바로 "난중일기"다.

 

그런데 최근에 영화 한 편이 나로 하여금 난중일기에 다시 다가가도록 했다. "명량"

 

영화로 시작해서 다시 영화가 나에게 "난중일기"를 데려다 주었다. 어른이 된 지금은 그냥 발췌본을 읽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완역본을 찾았고, 가장 최근의 책을 찾았다.

 

아무래도 그동안 번역한 것들을 참조해서 출판한 것이 최근의 책일 거라고 생각을 했고, 이 책은 이순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동안의 오탈자들을 바로잡고 인용된 말들의 근거도 제시하여 지금으로서는 난중일기의 최종본이라고 할 수 있다.

 

무려 7년에 걸친 일기다. 나라가 전쟁에 휩싸여 있고, 본인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늘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전쟁이 없는 날에는 거의 빠짐없이 기록을 하고 있다.

 

그날그날 일어난 일들을 가감없이 써내려간 기록들인데...

 

이순신의 내면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특히 성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기록들이 모여 우리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난중일기에 나오는 내용들 중에 반복되고 있는 말들이 기억에 남아 있는데...

 

활을 쏜 이야기... 임진왜란 때이지만 실질적인 전투가 벌어지는 기간은 정해져 있으므로,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장수들이 모여 활을 쏜다. 활을 쏘았다라는 기록이 얼마나 많은지. 이 활을 쏘는 일이 장수들의 소일거리가 아니라 전투를 대비한 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전쟁기간 동안 실질적인 전투가 없는 동안에도 이렇듯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고.

 

술을 마시다. 예전 사람들의 기본이 술이니 이순신도 역시 술을 많이 마셨다는 것을 난중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여기에 아팠다는 말. 전쟁의 괴로움. 정신만이 아니라 육체도 손상될대로 손상된 상태였나 보다. 너무도 아프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그런 몸 상태로 전쟁을 치르다니...

 

그 역시 하나의 인간임을 나타내는 말이고.

 

여기에 효자로서의 이순신의 면모가 난중일기에는 특히 더 잘 나타나고 있다.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 안타까움... 가족에 대한 애정 등등.

 

하여 7년 동안 기록해간 일기를 통해 인간 이순신을 알 수 있게 되니, 그가 전쟁에서 승리만한 장군이 아니라 인간적 고뇌를 지니고 전쟁에 임하고 있는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방대한 일기. 기록문화로서는 대단한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지만, 이렇듯 전쟁 시기에 장군이 일기를 남긴 경우는 드문데, 인간적인 면모를 잘 드러낸 일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랑스럽다.

 

충무공 이순신, 전쟁 영웅이라기보다는 인간 이순신에게 한 발 더 다가가게 하는 책이 바로 이 난중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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