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시국선언 및 조퇴투쟁으로 3명 영장 신청

 

이게 며칠 전 기사다.

 

헌재에서 교원노조의 집단행위를 금지한 교원노조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다음에 일어난 일이다.

 

교사의 정치중립성이라는 명목하에 교원노조를 설립하되, 집단행동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이 헌법에 맞다는 판결이라니...

 

교사의 정치중립성은 필요하다. 수업에서 교사가 정치적 발언만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사는 학교에서 교사이지 학교 일과가 끝난 다음에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도 못하는 교사들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자기 의견을 똑바로 말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할 수 있는지...

 

최근에 다산의 한시를 읽었다. 이 책의 뒷부분 다산의 시해설에서,

 

다산은,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시가 아니며, 어지러운 세상을 아파하고 퇴폐한 습속을 통분히 여기지 않는 것은 시가 아니며 진실을 찬미하고 허위를 풍자하며 선(善)을 드러내고 악(惡)을 징계하는 뜻이 없는 것은 시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의 한시 17. 다산 정약용 시선, 허경진 옮김. 평민사. 2008년 초판 8쇄. 154쪽

 

여기서 시를 교육으로 바꾸자. 그러면 무엇이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 되는지 알 수 있다.

 

교육은 절대로 중립일 수 없다. 교육내용을 국가에서 정하면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그것을 비판하기 위해 대안 교과서를 만들면 진보적일 수밖에 없다.

 

하여 교육현장은 진보와 보수가 자기들의 논리를 가지고 충돌하는 장소이다. 이런 충돌이 사회를 더욱 튼튼하게 한다.

 

하나의 사상만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지식의 근친상간, 사상의 근친상간이 되어 제대로 살아가기 힘들게 될 뿐이다.

 

백가쟁명... 온갖 사상들이 교육현장에 넘쳐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교육이 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이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책이다.

 

교육이 절대로 정치중립적이지 않음을 논파한 책.

 

교육이 정치에서 중립적이라는 말이 얼마나 허구인지를 파헤친 책이다. 이런 책이 이미 오래 전에 나왔는데...왜 아직도 우리는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지...

 

이는 학생들은 교사들의 말을 무조건 듣는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행위이기도 하고, 교사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행위이기도 하다.

 

교사는 교사이기 전에 시민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수업시간에 자신의 수업을 하지 않고 정치적 발언을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수업시간에는 정해진 교육과정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를 떠나서, 즉 학교 밖에서는 교사는 시민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대부분의 나라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무언가 아쉬운 판결이고, 아쉬운 영장 신청이다.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우리 사회였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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