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인간 - 분석심리학자가 말하는 미래 인간의 모든 것
이나미 지음 / 시공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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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래는 오지 않는다. 오직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미래가 왔다는 말은 곧 현재가 되었다는 얘기니 미래는 늘 미래로써 존재하고, 현재로써 미래는 실현될 뿐이다.

 

"다음 인간"이라는 책이 나왔다. 다른 말로 하면 '미래 인간'일텐데... 몇 십년 뒤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책이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것이 인간이라는 말이 있는데, 반대로 인간의 눈은 앞을 보도록 되어 있으니, 앞을 보고 살아가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말도 된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현재를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오지도 않을 미래를 상상하고 계획하고 꿈꾼다.

 

그런 꿈이 다시 현재에 나타나기도 하고, 그냥 꿈으로 끝나기도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꿈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미래에 대한 꿈마저 없다면 인간은 살아가기가 힘들어 질 것이다.

 

분석심리학자, 특히 융심리학을 전공한 학자가 우리 사회를 살아갈 "다음" 사람들에 대해서 상상한 것을 책으로 냈다. 상상이라고 말했지만, 현재에 기반에서 있음직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며, 심리학자답게 사회,정치적인 변화보다는 사람들의 생활, 심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하여 기술발전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심리 상태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며, 가족들의 모습도 핵가족도 아닌 무가족, 비가족의 형태를 띠는 새로운 공동체가 형성될 것이며, 국제적인 관계에서도 명실상부한 다문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영리병원이 허용되어 치료의 빈인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새로운 종교적 믿음과 생활이 생기게 되고, 지금과는 다른 죽음의 형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심리학자가 미래 사회를 예측했기에 다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다. 아니 실현되어서는 안되는 내용들이 많다.

 

이 책대로 된다면 "다음 인간"들은 행복하다기보다는 행복하기를 추구하는 존재로만 머물고, 결국 권태에 빠져 스스로의 삶을 망가뜨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실현되면 안되는 내용들이 많다. 실현되면 안되는 내용들로 "다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 대답이 에필로그에 나와 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은 안팎으로 곤경에 빠졌을 때 포기하려는 나를 격려해주고, 때로는 건강하게 타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일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시도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 청사진을 갖고 씩씩하게 무언가를 시작했지만 도중에 크고 작은 실패에 좌절해 자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싶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은 다시 한 번 자신을 추스리게 만든다. 이것이 이 책에서 미래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펼친 가장 중요한 이유다.'(238쪽)

 

그렇다. 이렇게 미래가 현재로 다가올 수 있다고, "다음 인간"은 이런 사람들일 수 있다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이 책에 나와 있는 미래 중에 좋은 것은 현재화하고, 좋지 않은 것은 현재가 되지 않을 수 있게 하는지 생각하라고, 그리고 행동하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참으로 다양한 "다음 인간"들에 대한 모습이 나와서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인데...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을 생각해 봤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나온 미래의 모습 "다음 인간"들이 과연 실현가능한지, 아니면 공상에 불과한지 토의를 하고, 현재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모습이 현재로 나와야 하고, 현재로 나와서는 안되는 "다음 인간"들이 어떤 종류인지를 논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모두 미래를 꿈꿀 권리가 있고, 또 우리는 모두 미래를 현재로 살아갈 사람이기에 어쩌면 이 책에 나온"다음 인간"들이 우리들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온 "다음 인간"들의 모습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쉽고 간결하게 썼고, 상황을 묘사하고 설명을 하는 방식을 택했기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책이다.

 

게다가 한 번 미래의 "나"를, 내 주변의 "다음 인간"들을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책이기도 하니, "현재"의 우리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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