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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근대문학의 관련양상 신론
김윤식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김윤식 교수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연구한 학자다. 특히 비평분야에서는 매우 많은 저서들을 냈다.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을 찾아 정리해낸 노고를 인정받아야 하는 학자다.
그는 근대문학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련양상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그에 대한 책을 여러 권 냈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인데...
근대문학을 우선 국민국가가 건설되어 있어야 하고,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야 하며, 반제 반봉건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근대문학 초창기에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한 바람에 이 분야에서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한다.
작가들이 일본을 의식 안할 수가 없게 된 것이고, 자연스레 일본문학과 우리나라 문학이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임화의 "이식문학론"을 들고서 비판도 하고 있지만,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이상 근대문학이라는 형식을 일본을 통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음은 명백하다.
제도나 형식을 받아들이되 내용을 우리나라 것으로 채워나가려는 노력을 했고,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한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나라 근대문학이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일본을 통하여 근대문학이 시작되었다고 해서 일본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거나, 일본이 아니었으면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역사가 한참 뒤쳐졌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우리나라 역시 근대문학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을텐데, 그 넘어감이 순탄하지 않게 된 것이 일제의 식민지배였으리라.
이 책에서는 많은 내용이 있지만, 일본과 우리나라 문인들의 교류라던가, 식민지 시대 문학의 언어로 인해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고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선어로 글을 쓰지 못하는 현실도 있었고, 김동인 같은 경우는 일본어로 구상하고 조선어로 옮기려는 고충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임화의 경우는 일본 시인의 시에 화답하는 시를 쓰기도 하니, 근대 문학에서 일본과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그것을 우리 문학이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가를 고찰하는 것이 학자들의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윤식 교수와 같은 사람들의 연구에 힘입어 지금은 상당히 많이 진척이 되었겠지만.
교과서에서 배웠던 지식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 일본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근대문학, 또는 근대문학자들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학을 연구하는 전문적인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책이기는 하지만,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근대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원형이 여기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