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새
최성각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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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풀꽃상"이라고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나라 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준 대상에게 주는 상인데, 특이하게도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게 주는 상이다.

 

아마도 1회 풀꽃상을 동강의 비오리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풀꽃상을 만들고 환경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려고 노력한 사람이 바로 최성각이다.

 

그는 소설가라고 할 수 있는데, 예전에 그의 소설을 두 권 읽은 적이 있다. "엽편소설"이라는 이름을 단, 아주 짧은 소설을 보통은 '꽁트'라고 하는데, 그는 나뭇잎 같이 짧다고 엽편소설이라는 말을 썼다.

 

"택시 드라이버" 그리고 "사막의 우물을 파는 인부" 이렇게 두 권의 소설집을 읽고 환경에 대해서, 생태에 대해서 이렇게 집중해서 소설을 쓴 작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우리나라 환경이 생태가 이런 사람들로 인해서 지켜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 그가 시골에 들어가 살고, 작품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의 소설집이 나왔다. 생태소설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기존에 발표한 소설들을 묶어서 방대한 한 권의 책으로 내었는데, 가히 생태 문학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형식은 참으로 다양하다. 어떤 작품은 이게 소설이야, 르포야 할 정도로 실명이 직접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소설의 형식이라고 하는 이유는 현실 자체가 이미 소설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집에 나온 환경, 생태에 관한 이야기들은 4대강, 밀양 송전탑,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전의 일들을 다루고 있다. 그가 그토록 환경, 생태에 대해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한 발짝도 더 나아지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럼에도 이 작품들이 의미 있는 이유는 이 작품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는 단지 과거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는 우리의 현재를 결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는 단지 역사 속의 한 사건으로만 존재하지 않게 된다. 과거는 끊임없이 현재로 불려나오게 된다. 현재로 불려나오는 과거, 이것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

 

최성각이 이번 작품집이 하는 역할도 그것이다. 우리가 지금 심각한 환경, 생태 위기에 처해있지만, 생태감수성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느끼고 있지만, 우리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환경, 생태 문제들을 작품을 통해 불러냄으로써 다시 우리의 생태 감수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제목이 "쫓기는 새"다. 서양 환경운동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레이첼 카슨의 책 제목이 "침묵의 봄"이듯이, 그가 자신의 생태 소설들을 묶은 책 제목은 "쫓기는 새"이다. 새들이 쫓기면, 과연 우리에게 봄이 있을까?

 

봄은 새들과 함께 맞이하는 것 아닐까? 그런 점에서 "쫓기는 새"라는 제목은 우리에게 많은 경각심을 준다. 거기다 제목을 새의 처지에서 썼다는 점도 좋다. 결국 새가 쫓긴다는 얘기는 우리가 새를 쫓아냈다는 얘기가 되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제목이 말하고 있다.

 

중편도 있고, 단편도 있고, 엽편도 있는데, 한 편 한 편의 소설이 다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한다. 또한 생태감수성을 일깨우고 있다. 우리가 과거 자연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작품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앞으로 자연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하게 해준다고 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은 결코 떨어져 살아갈 수가 없다. 새가 없으면 봄이 없다. 봄이 없으면 인간도 없다. 결국 새가 없으면 인간도 없다. 이 말은 자연이 없으면 인간도 없다는 말이다.

 

그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이렇게 생태소설집이라는 이름을 단 소설이 나오지 않도록, 우리의 삶을 되돌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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