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변화를 꿈꾸는 기적의 수업 멘토링 - 최고의 교사를 만드는 행복한 교과서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6
김성효 지음 / 행복한미래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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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교실붕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교실의 모습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그런 방송에서 보여지는 교실은  배움이 일어나는 공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가르침이 일어나는 공간도 아니었다. 그냥 여러 무리들이 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소통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는 그런 공간에 불과했다.

 

그런 공간에서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 수업도 이루어지지 않는 교실이니 교실붕괴라는 말이 맞는 현실이었다.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자연스레 학생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심화되었고, 이런 갈등들은 왕따문제로 불거지게 되었다.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정신을 갉아먹는 폭력, 소통의 부재가 따돌림으로 나타나게 되었고, 이런 모습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학생들 자신이었다. 왕따 가해자가 언제 왕따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가해자 그룹에 속하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끼리의 관계가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교사들은 기본적인 생활지도에서 좌절하고, 또한 수업에서도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학창시절,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성적도 우등생 쪽에 속해 있었던 교사들이 자신들과 전혀 다른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교사들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어떤 교사는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이해하고 바꾸기 위해서 자신을 바꿔가기 시작했으며, 어떤 교사는 수업을 바꾸려는 노력을 했고, 어떤 교사는 학교를 바꾸려는 노력을, 어떤 교사는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바꾸려는 노력을 했다.

 

아마도 이런 노력이 199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모습이리라. 대안학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도 이 때쯤이니까.

 

이런 노력 덕분인지, 아니면 시대가 변하고, 학생들이 변했는지, 그것도 아니면 이제는 체념한 것인지 교실붕괴라는 말은 쏙 들어갔다. 대신 학습부진이라는 말이 떠돌기 시작했고...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와 국제학업성취도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나, 학업 흥미도에서는 최하위라는 좋지 못한 얘기가 들린다.

 

이제는 수업이다. 일본에서 사토 마나부 교수의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는 말이 우리나라에 유행처럼 들어오고, 배움의 공동체를 표방한 학교도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사들, 사회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상당히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수업에 관해서, 자신들에 대해서...

 

그래서 수업이 안 되었을 때, 남들의 비난보다는 우선 자신들이 견디지 못한다. 나는 왜 이럴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고민들을 늘 안고 산다. 그리고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노력한다.

 

수업에 관한 연수도 찾아 듣고, 책을 찾아 부단히 고민하고, 동료 교사들, 선배교사들에게도 질문을 수시로 한다. 아무리 그래도 수업에서는 변화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때 교사들은 좌절한다.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한다. 현실에의 안주, 그것은 곧 교사의 무덤이다.

 

하루하루 수업시간마다 짜증내고 화내고 한숨쉬는 생활. 그것은 교사에게는 지옥이다. 그런 지옥에서 교사들은 벗어나고 싶어한다. 수업이 안되었을 때 피해는 학생들도 받지만, 교사 자신도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수업을 못 하고 싶은 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다만 그게 잘 안될 뿐이다. 그 안되는 문제를 가지고 안된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는 데 교사의 딜레마가 있다.

 

교사는 자신이 주저앉는 순간 자신과 더불어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조급함을 버리고.

 

이 책에서는 그런 말을 학생들보다 반 발자국만 앞서 가라고 했다. 한 발자국이 아니라, 반 발자국. 언제든지 학생들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 그리고 학생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뒤처져지지 않는 자리. 그게 반 걸음 앞서가는 거다.

 

너무 멀리 가지 않았기에 학생들은 충분히 따라올 수 있고, 교사들도 학생들과 비슷한 걸음으로 가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는다. 조급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이것만 되면 된다. 학생들을 이해하고 공감해주기. 즉, 학생들과 소통이 되기. 이것이 수업의 처음과 끝이다.

 

이 책에서는 이 말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끝까지 지치지 않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학생을 이해하는 마음이 열정보다 앞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마음이 열정보다 앞설 때 교사는 학생을 가장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럴 때에야 비로소 학생들도 최고의 성장을 보여준다. (245쪽)

 

그것이다. 수업멘토링,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바로 학생을 이해하라는 것. 잘 가르치려는 열정이 수업 기술 쪽으로 치우치기 쉽다면 학생을 이해한다는 것은 학생의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 가지 수업 기술보다는 바로 학생을 이해하는 마음, 이것이 수업을 잘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끝이 된다.

 

이런 마음가짐을 지니고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으면 시나브로 수업은 좋아진다.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이 성장하게 된다. 나머지는 이 책의 구체적인 수업기술을 참조하면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수업기술 외에도 자신만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면 수업은 즐거워진다. 좋아진다.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중학교 교사가 읽어도 참조할 내용이 많다. 함께 고민하면서 함께 실천한다면, 교사들이 만족한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교사들이 만족한 수업을 한다면 그 수업의 결과는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이 될 것이다.

 

수업. 교사의 처음이자 끝이다.

 

반 걸음 앞서 가기

       - 선생 노릇1

 

딱 반 걸음만 앞서가야지.

의식하지 못해도

늘 눈 앞에 보이게.

하는 행동 하나 하나

모두 보이게.

강요하지 않고,

빨리도 가지 않고,

늦게도 가지 않고,

오직 반 걸음,

겨우 저 정도야,

금방 따라 잡을 수 있을 걸

하게 해야지.

그래서 반 걸음

손을 내밀면

언제든 

잡을 수 있게,

손 잡고 함께

함께

갈 수 있게,

반 걸음만

겨우 반 걸음만 앞서 가야지,

그 힘든 길을.

덧글

197쪽. 국어 수업에 대한 설명에서 '반모음'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내가 알기로는 우리 말에서 반모음이라는 개념을 학교 문법에서는 쓰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기본 모음이 10자나 되는 나라가 드문데, 우리나라는 기본 모음에 이중모음까지 모음이 많아서 영어식의 반모음을 굳이 설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냥 모음이라고 해야 한다. 누가 '으'를 반모음이라고 하는가? 'ㅡ'는 우리나라 기본 모음자 중의 하나이다.

 

모든 교사들은 페스탈로치를 꿈꾼다. 그런데 페스탈로치가 되기 힘든 환경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교사들이 페스탈로치가 될 수 있도록 환경적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세계 최장의 수업시간, 아직도 많은 학급 학생수 등등...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수 있을 때 교사와 학생의 수업시간은 더욱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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