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루즈로트레크 - 세기말 파리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초상 시공아트 61
버나드 덴버 지음, 이윤희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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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시간에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다. 불행하게도. 미술에 관해서는 학창시절에 배운 것 말고는 그 이상의 지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정말로 아주 가끔, 아마도 삶의 전반에 걸쳐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미술관에 들르기는 하지만, 그 미술품들은 나와는 너무도 멀리 있다.

 

그냥 지나쳐가는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집에 걸어두려고 구입하려고 하면 그 가격은 내 경제생활과는 터무니 없이 멀어 비싸기만 하다.

 

이번에 수덕사에 갔을 때도 수덕사 선박물관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었는데... 서양화가의 작품... 채색이 참 화려하고 벗을 주제로 한 그림들은 따스함과 포근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그런 그림들이었는데... 그림 밑에 붙어 있는 가격표는 입을 다물게 하고 말았다.

 

집에 걸어두고 보아도 좋을 그림들이 집에 걸어둘 수 없는 가격을 하고 있었으니... 그럼에도 미술가의 그 지난한 여정의 결과물을 그 정도 가격에 판매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하니...이래저래...

 

로트레크라고도 하고 툴루즈-로트레크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긴 이름을 외우기 힘들어 하니 그냥 로트레크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19세기 후반에 주로 활약을 하고, 20세기가 되는 순간 세상을 떠나버린 사람. 신체의 불구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확보한 사람. 그렇다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지 않고 다른 선배 화가들의 작품에서도 배울 것을 배운 사람.

 

우리가 알고 있는 인상파와도 관련이 있고, 이 책에 고흐라는 이름도 제법 언급이 되고, 또 드가라는 이름도 언급이 되고 있으니,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지 그는 당대에 미술계에서는 꽤 알려진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그의 그림은 대중들이 생활과 멀지 않다. 요즘 말로 하면 주로 연예인을 그렸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카바레에서 춤추는 사람이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으니... 또 일상생활을 하는 세탁부 등을 그렸고, 자신의 친구들도 역시 그림에 등장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포스터를 예술작품으로 한 단계 격상시킨 공로가 있다고 한다. 그냥 막 그리고 한 번 쓰고 버리는 포스터가 아니라 예술품으로 거리를 장식하고, 그 다음에는 판매도 되어 소장되는 그런 그림으로 포스터를 인식시켰다고 한다.

 

단순한 색채와 선명한 인물 이미지, 그리고 일본판화풍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렇듯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 화가라고 한다. 

 

단지 그는 불구였으며 나중에는 알콜중독까지 걸려 오랜 기간 제정신을 잃고 살게 되지만, 그래도 귀족 집안 출신답게 경제적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화가 구본웅을 떠올리게 한다.

 

그에 대한 평은 긍정과 부정으로 갈린다고 하는데...요즘 그의 작품은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하니, 그리고 이 책의 끝부분에 피카소에 미친 그의 영향도 이야기해주고 있으니, 그는 나름대로 화단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미술은 나와는 거리가 먼데... 이렇게 로트레크처럼 우리와 가까이 하려는 화가도 있을텐데... 한때 돌아가신 김점선 화가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민중화가들이야 지금도 우리네 삶 속에서 함께 지내고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고...

 

툴루즈-로트레크...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도판이 많이 수록된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도 전기식으로 태어남부터 자람, 그리고 죽음까지 시간의 순서대로 책을 전개하고 있고, 그 중간중간 그의 작품과 해당되는 다른 화가들의 작품이 함께 실려 있어서 로트레크란 사람을 알아가는 재미도 주고, 또 그림을 감상하는 기회도 제공해주고 있는 책이다. 

 

미술관에 가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가 힘든 지금... 이 책을 통하여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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