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라는 말이 득세를 하는 세상이다. 전문가의 말이 마치 최종적인 판단처럼 여겨지는 것은, 우리나라가 지금 각 분야별로  파편화되었다는 얘기다. 전체를 볼 수 없게 된 사회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 다른 소리들만 한다. 이들은 전체를 보지 않는다. 오직 자기 것만을 본다.

 

그런데 자기 것이 완벽하다고 해서 전체가 훌륭해지나? 그렇지는 않다. 전체는 부분들의 단순한 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 분야의 좋은 점을 다 모아놓았다고 해서 전체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전체를 보는 일이다. 전체를 보고, 그 전체 속에서 부분을 생각한다면 세상은 각자 잘 굴러가겠지만, 전체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요즘 일어나는 일들은 무서우리만큼 개별적이고 분산적이다.

 

원자력(이 말을 이제는 핵이라고 써야 할텐데...) 문제만 해도 그렇고, 4대강도 그렇고, 비정규직 문제도 그렇고, 요즘 한창 불붙고 있는 이념논쟁도 그렇고, 한국사 교과서 문제도 그렇고...

 

정말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이 일들이 하나로 통합이 되지 않는다. 전체를 무시하고 각 분야에서만 말들이 난무한다. 특히,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더.

 

그러나 이들은 다 연결되어 있다. 세상의 어떤 일들도 홀로 존재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각자의 일들은 이렇게든 저렇게든 연결이 된다.

 

가끔 나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나 역시 내 문제에서만 맴돌고 있을 뿐이다. 그럴 때 두 달에 한 번 받아보는 녹색평론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번엔 원자력국가와 민중의 삶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원자력 문제는 녹색평론이 꾸준히 다루어오고 있는 문제다. 이는 단지 발전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요즘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송전탑 건설 문제와 같이 발전소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심각한 삶의 침탈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은 또한 지금의 삶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할텐데... 하여 녹색평론은 우리네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공상적인 이야기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충분히 가능하고, 또 빨리 시행해야 하는 일인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공론화가 되어 있지 않다.

 

이는 진보정당에서도 아직 자신들의 정책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데, 이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스페인에서 거의 실험도시, 자유도시라 할 수 있는 마리날레다 이야기도 있으니, 이런 사례들이 참조가 될 듯도 하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으면서 전문가라고 자처하기보다는,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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