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 사유의 스승이 된 철학자들의 이야기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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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에 하늘을 쳐다본다. 별이 보이지 않는다. 별이 존재하지 않지는 않을텐데... 도심에서는 웬만해서는 별을 볼 수가 없다.

 

별보다도 더 밝은 빛들이 이 땅에 너무도 많이 있다. 저 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찾던 옛시대를 지나 이제는 별보다도 더 밝은 빛들이 우리를 현혹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빛나는 별들을 보며 우리는 길을 잃기 일쑤다. 길을 잃지 않고 제 길을 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길잡이 별을 찾아야 하는데...

 

루카치가 말했던 창공의 별을 보고 길을 갈 수 있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감상은 이제 옛말이고, 우리 자신이 이 땅의 별들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 때 길잡이 별 노릇을 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철학자다.

 

시대를 통해 변함없이 철학자들은 자신의 세계를 해석하려 했으며, 또한 변혁하려고도 했고, 세상과 인간에 대해서,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인간의 의식에 대해서 끝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찾으려 했던 사람들이다.

 

현대에 들어서 세상은 급변하고, 과학기술은 더없이 발전해서 철학자들의 역할이 없어질 것 같았으나, 이런 시대일수록 길을 잃기가 쉽기 때문에, 길잡이 별 노릇을 하려는 철학자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자신의 전존재를 걸고 사유의 모험을 떠나는 사람들. 그 모험을 통해 우리에게 길을 보여준 사람들.

 

이 책은 그런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처음 시작하는 철학"이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철학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이 책은 현대, 즉 20세기의 주요 철학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 철학의 핵심과 그들 삶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철학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사람, 또 자신의 삶에 대해서 사유하기 시작하고, 자신을 밝혀줄 길잡이 별을 찾는 사람에게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철학자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고, 현대 철학자 중에서 현대철학의 한 기점을 마련한 사람들과 또 글쓴이가 좋아하는 철학자를 중심으로 20명을 뽑아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처음 나온 책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철학자들의 사유와 삶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자신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철학자가 있다면, 그 철학자에 대해서 소개되어 있는 책들을 더 찾아 읽으면 된다.

 

그런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책이다.

 

참고로 여기서 다룬 철학자들은 다음과 같다.

 

베르그송, 제임스, 프로이트, 러셀, 후설,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아렌트, 콰인,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카뮈, 간디, 알튀세르, 레비스트로스, 들뢰즈, 푸코, 레비나스, 데리다, 하버마스

 

이 중에 이름을 들어본 철학자도 있고, 처음 듣는 철학자도 있는데, 그리고 철학자라기보다는 정치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 문학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이들의 사유가 우리에게 빛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고, 이들을 통해서 우리는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들 다를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마음에 와닿는 사람은 한 번쯤은 공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그게 바로 이 책의 목적이 아니겠는가.

 

"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그것은 내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는 순간이고, 내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길잡이 별을 찾는 순간이다. 이 땅의 수많은 가짜 별들에게 길을 잃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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