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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인
김현경 지음 / 책읽는오두막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학생이면 국어 시간에 반드시 배우고 넘어가야 하는 시인이 김수영이다.
그의 시는 교과서에 수록이 되어 있으며, 시를 배우지 않더라도 '참여시인'이라는 이름으로 그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나는 그를 떠올리면 '한국의 아우슈비츠'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의 퀭한 눈, 그러나 맑은 눈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있는 유대인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김수영의 사진 한 장도 함께 보내주었는데... 그것도 좋다. 그를 연상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사진으로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김수영의 아내로 산 사람이 가장 가까이에서 김수영을 겪은 사람일테고, 그런 사람이 쓴 글은 김수영을 신화의 자리로 올려보내지 않고 우리 곁으로 내려오게 한다.
김수영이 피와 살을 지닌, 격정과 열의와 분노와 좌절을 지닌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보여주는 그런 글이다. 그래서 더욱 정감있게 다가온다.
김수영을 만나는 과정, 그리고 그와의 결혼, 파경, 또 재결합. 김수영 시에 대한 아내로서의 생각, 김수영의 글 중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글들, 또 그 때 그 때 써 놓았던 김수영과 관련된 글들.
이런 살아있는 글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김수영을 만나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책 겉표지에 "나는 아직 당신과 동거 중입니다"라고 한 김현경. 그는 김수영과 아직도 함께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도 김수영과 함께 하고 있다. 아직도가 아니라. 앞으로도.
그의 시는 우리 곁에 계속 남아 있을테니까.
덧글
이 책 109쪽에 '1969년 강릉에 살던 여동생(김수연)내외가 칼기에 실려 납북되었을 때도 수영은 몹시 괴로워했다.' 고 되어 있는데 김수영은 1968년에 세상을 떴다. 어떻게 된 것인지, 이런 년도의 정확성은 교정을 볼 때 살폈어야 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