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천국 네덜란드 (반양장) - 지구상에서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나라
정현숙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모두 대학에 가면 누가 집을 짓고 빵을 만들지?"

 

백 번 천 번 옳은 말이다. 사람들이 모두 똑같을 수가 없고, 하는 일이 모두 같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똑같음을 추구하지 않았나 반성해 본다. 개성이 중요하다는 말,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을 남들에겐 쉽게 하면서도 자신의 자식에겐 그런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

 

모두 대학에 가면이 아니라 우리나라는 지금 모두 대학에 가도 집을 짓고 빵을 만들고 있는 형편 아니던가.

 

대학까지 엄청난 학비를 들여 공부(?)를 해놓고 네덜란드에서는 그렇게까지 시간과 돈을 쓰면서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외국의 교육에서 좋은 사례들은 이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지 않았는가?

 

몇 년 전부터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그리고 독일 등등. 또 발도로프, 프레네, 몬테소리, 배움의 공동체 등등...

 

정말로 많은 성공 사례들을 소개하고 보고 듣고 하였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이들의 교육은 남 얘기가 되고 말았다.

 

그래 그들은 그렇게 성공했어.

 

우리는?

 

안 돼!

 

우리 현실에선 불가능해! 

 

왜?

 

제도가 바뀌지 않으니까.

 

국민들 의식이 바뀌지 않으니까.

 

이러고 말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미 외국의 우수 사례는 알만큼 안다. 하도 들어서, 하도 읽어서 이제는 어, 그렇지, 이러네... 또 이거네 한다.

 

이게 다다. 더 나아가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아이들, 우리나라 학교, 우리나라 정부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외국의 좋은 사례를 갖다놓고 우린 왜 이렇게 못하지? 우리 아이들 불쌍해서 어떡해? 도대체 교사들은, 교육자들은, 정부에선 뭐하는 거야? 하고 말지는 않았는지...

 

사교육이 없고, 최대한 개성을 살리며,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없고, 양육비에 대한 부담도, 또 학업 스트레스도 거의 없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주며, 한 가지 예능 기예들을 익히고 있는 이 나라의 사례가 우리 아이들에게 대입이 되었을 때는 비참함, 그것밖에는 없다.

 

그래, 좋겠다. 네덜란드 아이들은... 좋겠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부모를 둔 자식들은.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아이들은, 이 나라에서 좋든 싫든 이 공교육제도하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출발을 여기서 해야 한다. 이런 책을 읽는 이유도 이것이 되어야 한다. 정말로 벗어날 수 없는, 이 지긋지긋한 교육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대다수의 우리나라 아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 읽어야 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외국은 이래서 좋더라가 아니라, 외국의 이런 점은 좋은데, 이것을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적용을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쓰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읽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바뀐다.

 

이제는 이런 외국의 사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교육이 아이들의 행복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알려주는 책들을 읽고 싶다.

 

정말 그런 책이 나오도록 우리나라 교육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한 번에 확 바뀌지 않을지라도 조그씩,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아이들이 조금씩이라도 웃을 수 있는, 그런 교육을 하도록 노력하는 교육자들, 부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남들에게 바라지만 말고 나부터 조금씩이라도 그렇게 해야겠다. 정말 그래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참담함이 희망으로 바뀔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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