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29호 - 2013년 3월-4월
녹색평론 편집부 엮음 / 녹색평론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우리가 타이타닉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는 길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이.

 

가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앞을 보여주고 내 자신의 생각이 짧음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이 늘 한곳에 머무르지 않게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그래서 썩지 않기 위해서도 이 책을 읽는다. 두 달에 한 번 무언가 내 사고에 정체되어 있는 점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도.

 

이번에는 "힐링"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한 해 동안 엄청나게 "힐링" 열풍 속에 살았다. 어디를 보아도 힐링, 힐링이었다. 치유다. 치유라는 얘기는 병들어 있다는 얘기다.

 

유마거사는 세상이 병들어서 자신도 병들었다고 했는데, 이 힐링에서는 소위 "멘토"들은 병들지 않고 치료법을 알고 있는데, 다수의 사람들이 병들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함께 앓지 않는다. 아니 앓을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

 

그런 힐링 열풍이 휩쓸고 지나갔고, 또 아직도 그 잔재가 남아있다. 그런데, 그 때 힐링이 되었을지라도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졌는가 하고 되묻는다면 답은 아니다다. 그 때는 치유됐다고 생각했는데, 치유된 것이 아니라 잠시 진정이 된 것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진정한 치유는 뿌리부터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작 바뀔 것은 바뀌지 않았는데, 내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서 해결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힐링에서 내 생각을 바꾸면, 내 태도를 바꾸면 된다는 처방을 받지 않았던가. 그렇게 문제제기를 한다.

 

뿌리부터 바꾸기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위안이 아니라, 내 자신의 변화,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함께 하는 모습을 지니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즉, 내 탓이요, 내 탓이요도 좋지만, 내 마음을 힐링하는 것도 좋지만, 뿌리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늘 힐링이 필요하리라는 사실을 깨우쳐주고 있다. 이번 호에서.

 

이와 더불어 이번 호에서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도시 농업"이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러시아에서도 도시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이런 도시농업은 자본을 떠나서 존재할 수 있다는, 즉 성장과는 무관하게 존재할 수 있는 경제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앞으로 도시 농업이 어쩌면 우리의 살 길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폭발적으로 도시 농업, 간단하게 말해서 텃밭 농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늘고 있는 현실에서, 그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도시농업협동조합도 생기고 있다고 하니, 삭막한 우리나라 도시가 농업과 함께 하는 도시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환경, 생태에 대해서는 글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 생태적인 삶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고, 최근 몇 년 동안은 꾸준히 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많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으로 인해 우리나라 한 마을이 어떻게 파괴되어 가고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으니, 원자력은 단지 환경만이 아니라, 우리에게서 이웃을 앗아가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도 깨닫게 해주고 있다.

 

결국 "녹색평론"은 언제나 정체되어 있던 사고를 새롭게 자극하고 있다. 어떤 방식의 삶이 바람직한 삶인가? 어떻게 살아야 우리가 잘(그야말로 돈을 떠나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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