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몸은 평등하다 - 장애여성들의 몸으로 말하기
김효진 외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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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굴레(?)와 여성이라는 굴레(?)를 함께 지니고 있는 사람들, 이들을 장애여성이라고 한다. 굴레라는 표현을 굳이 하는 이유는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지 않다는 현실을 바로보자는 생각에서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차별을 마치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차별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시각장애인 판사가 나왔고, 장애인을 위한(?-이 말에 역시 비장애인의 관점이 담겨 있다) 시설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차별은 존재한다.

 

차이가 차별로 존재하기에 장애인들은 여전히 거리로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 약한 존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여성들임에랴.

 

이런 여성들이 장애여성들의 몸으로 말하기라는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책을 만들어 내었다.

 

사람을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몸이다. 그래서 몸은 바로 사람을 대표하는 요소가 된다. 이런 몸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는 확연한 지표가 된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몸으로 비장애인들과 구별이 되고 이들은 장애인이라는 또다른 구분을 몸을 통해 사회적으로 각인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몸을 장애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비장애인의 시선이 아닌 장애인의 시선으로 본 몸이야기. 그런 몸을 가지고 살아온 이야기.

 

어쩌면 처절함으로, 어쩌면 대단함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마지막 부분 못다한 이야기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는 사람에게 글쓴 사람의 의도는 늘 왜곡되기 마련이니, 이해는 읽는 우리들이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들은 나름대로 이런 몸에 대한, 몸으로 말하기를 통해 자신들을 사회에 내보이고 있단 생각이 들고.

 

읽으면서 '공기' 또는 '숲'이란 낱말이, 그런 형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역시 비장애인으로서, 남성으로서 장애인을, 여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공기는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우리가 공기를 의식하지 않고 살듯이, 장애인 역시 우리 주변에 있지만, 우리와 함께 사는 그냥 다른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저 사람은 장애인이니 힘들겠지, 내가 도와야지 하는 생각을 먼저 갖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와는 다른 몸을 지닌 사람, 그래서 나와는 다른 형태의 행동을 하는 사람, 나와는 다른 리듬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닌다면 함께 공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선 몸이 다르니 이런 생각보다는 안됐다. 불쌍하다.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장애인을 보는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바로 우리 사람들의 삶은 '숲'이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숲에 있는 온갖 존재들이 바로 우리들의 '몸' 아니겠는가.

 

곧고 큰 몸도 있고, 작고 곧은 몸도 있고, 작고 두터운 몸도 있고, 작고 휘어있는 몸도 있고, 크지만 가는 몸도 있고, 크지만 휘어 있는 몸도 있고 등등. 그런 모든 몸들이 모여 숲을 이루지 않는가. 사람 사회도 마찬가지다. 숲에 있는 존재들이 서로 우열을 나누던가? 서로에게 서로를 닮으라고, 따르라고 하던가.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책 한 권으로 장애에 대한 이해에 이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어떤 때는 대놓고 보이는) 선이 있는데, 이 선들이 자연스레 없어질 수 있게 우리 서로의 몸을 살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된다. 

 

구분하고 가르는 살핌이 아니라 함께 하기 위한 살핌. 다름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깨우치게 되는 살핌. 이 책은 그러한 살핌을 향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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