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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쓰지 않은 이야기 - 빅토르 프랑클 회상록
빅토르 E. 프랑클 지음, 박현용 옮김 / 책세상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죽음의 수용소에서"로 유명하다. 이 책은 참 많이 읽혔다고 하고, 무언가 고통 속에 빠져 허우적 대는 사람에게 그래도 삶은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세계최고를 기록하고 있지 않은가. 이 얘기는 더이상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세계 최고로.
이때 삶은 살아야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이 세상에 온 이유가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의 고통이 당신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다면 그 고통도 인생의 한 부분이 되고, 내 것으로 내가 함께 지니고 가야할 무엇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리라.
이런 일을 프랑클이 해주고 있다. 아니 해주었다. 그는 20세기 격동기를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이고, 자신의 삶으로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서, 또 강연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깨우치도록 했던 사람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가족들이 죽음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의미를 찾고 이를 이겨낸 사람...
그가 90세를 맞이하여 자신의 인생을 종합적으로 회고하는 책을 펴냈다고 한다.
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가 창시했다고 알려져 있는 '로고테라피'에 관한 책도 아니고, 또 죽음의 수용소에서 겪었던 그 긴박했던 순간들의 이야기도 아니고, 90이 된 프랑클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아, 그 땐 그런 일이 있었지.'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가족 사항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어린시절, 그리고 학창시절, 수용소 생활, 학자로서 강연자로서의 생활을 시간 순으로, 그러나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순간들을 중심으로, 결코 길지 않게 정리해서 들려주고 있다.
하여 그의 삶이 짧막한 한 권의 책에 다 녹아들어있기에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은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한 인간의 회고록이니 말이다.
책을 읽어가면 그가 산 시대의 전반부는 상당히 암울한 시대일텐데, 그가 얼마나 낙관적으로 견뎌냈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낙관적인 태도가 삶에서 의미를 발견해내었을테고, 그 의미의 발견이 절망의 구렁텅이로 그를 몰아가지 않았겠단 생각이 든다.
우리의 생활은?
수용소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결코 밝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프랑클이 지닌 태도를 알게 해주고 싶다.
우리의 모든 삶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우리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는 것을 추구하기 보다는 삶을 살아가면서 삶의 의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이라는 말...
자, 우리는 삶의 의미를 우리의 삶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야만 한다. 좌절하고 절망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도 아름답지 않은가. 우리의 삶이 대답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