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한 번 인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두 달에 한 번, 다른 때보다는 더 인권이 내게 전면적으로, 집중적으로 다가온다.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이 오기 때문이다. 물론 "녹색평론"을 통해서나, "삶이보이는창"을 통해서도 인권에 대해서 접하게 되고 생각하게는 된다.

 

그렇지만 녹색평론은 생태를 표방하는 잡지이고, 삶이보이는창은 노동을 주로 다루고 있는 잡지라면 사람은 인권을 주로 다루고 있기에 인권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은 이 '사람'을 통해서 하게 된다.

 

인권이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세상 참 갑갑하다. 도대체 반인권, 비인권적인 요소가 얼마나 많은지...

 

정치권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노동계에서 이루어지는 반인권, 비인권, 그리고 하다못해 교육계에서 이루어지는 인권적이지 않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번 호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경기도 모 초등학교에서 여교사들이 성추행 혐의로 교장에 대해 민원을 제출했는데, 교육청에서는 양 쪽 모두를 처벌했다는, 세상에 민원 낸 사람을 다른 징계건으로 처벌하고, 교장에게는 겨우 경고를 내렸다는 비인권적인 결정이 신문에 나기도 했으니...

 

이뿐인가? 인권은 사람의 천부적인 권리이기도 하지만,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연과 공생해야 하는데, 자연에 가하는 폭력은 반인권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이번 호의 특집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에 대한 이야기다. 그가 지닌 역사관과 그가 여성이라는 이유가 어떤 의미인지를 다루고 있다. 

 

역사인식은 단지 과거를 판단하는 문제, 즉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이자, 미래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역사인식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과거에 머무르는 퇴행이 아니라 현재, 미래의 심각한 문제이기에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우리가 일본의 또는 중국의 역사인식을 문제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과거 역사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지니고 있다면 이것은 너무도 큰 문제이다.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거기다 그러한 역사인식에는 사람이 목숨도 걸려 있지 않았는가.

 

인간에 대한 예의, 인권에 대한 개념, 그것이 역사인식의 기본이 된다.

 

역시 마찬가지로 인권과 관련지어서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대한 기획이 마음에 든다. 지금의 국회의원 선거제도로는 소수자들은 자기의 대표를 뽑을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래서 제도를 고치자는 데도 동의한다.

 

이것을 이번 대선후보들에게 쟁점으로 삼도록 하자는 말에도 동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이러한 선거제도의 개혁이 포함되도록 할 것인가? 그것은 대선후보들에게 이런 공약을 포함해주세요 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받아들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번 호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각 도시들이 인권도시를 표방하며 인권조례를 만들고 있지만 이것이 위로부터의 제정에 불과해 주민들에게는 실효성이 없다는 말에서 우리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각 인권단체든, 시민단체든 밑에서부터 선거제도 개혁을 외쳐야 한다. 유력 정치인들이 들을 수 있게끔. 아니 들을 수밖에 없게끔. 그렇지 않으면 이것은 찻잔 속의 폭풍으로 그치고 만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풀뿌리 민주주의, 좋은 제도를 시민사회에서, 노동사회에서, 소수자에서 점점 다수에게로, 제도권에로 옮겨가게 하는 일, 그것은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가능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인권,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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