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 스웨덴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나다
최연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나미비아에서 우리나라를

보았다고 한다. 나미비아 사람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그 나라가 양극화되어 있다고 하고,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하니 뭐... 하지만, 나미비아라는 이름도 생소한 아프리카의 나라보다는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기분 나빠 하려나?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와 비교를 한다는 심리적 거부감을 버리고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자. 매년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계층을 분석한 통계를 보면 경제적 능력과 서울대 입학율이 비례관계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서울대만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학벌이라는 차별이 존재하고, 이 학벌에 의한 명문대들에 입학한 학생들을 분석해보면 경제와 학력이 함께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우리는 하고 있는가. 아니, 우리는 정부를 압박해서 이러한 노력을 하게 하고 있는가. 오히려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말에는 다른 대학들이 서울대의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또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하자는 주장에는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느냐고.. 우선 반대부터 하지 않는가. 어떻게 하면 이를 실현할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런 제도를 실시하지 않을까 반대 이유를 먼저 찾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아프리카의 한 나라와 무엇이 다를까.

반대로 스웨덴에서, 덴마크에서, 핀란드에서 우리나라를 보아야 한다. 어떻게 이 나라들이 사회 격차를 해소해나가고 있는지, 어떻게 패자들이 영원히 패자로만 머물지 않고, 자신의 삶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조금씩 우리가 갈 길이 보일 것이다.

 

기업인들이 책임을

지는 사회가 스웨덴이라고 한다. 이케아의 회장은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한다. 이는 회사의 구조를 디자인하는 데서도 나타나지만, 최소한 왜 자신이 기업을 하는지를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단지 이윤만을 추구하지 않고, 함께 살아야 함을 늘 인식하고 기업을 운영한다면 직원들이, 노동자들이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어나가지는 않을테고, 노조가 있으면 회사가 망한다는 소리를 하지도 않을테고, 또 지나치게 많은 노동시간을 강요하지도 않을테다.

우리는 직장생활을 행복하게 하고 있을까? 질문을 해본다. 답은 부정적이다.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 잘리지 않기 위해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자신의 의견을 회사에 당당히 이야기하기 보다는 회사에 자신을 맞추기에 급급한 현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행복이 찾아올 수는 없다. 더군다나 회사에서 해고되었을 때 다른 삶을 찾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기에 "해고는 살인이다"는 말까지 있는 우리나라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스웨덴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우선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권리란 주어지지 않는다. 찾아야 한다. 그러한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뭉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뭉칠 수 있는 조직은 바로 노동조합 아니던가. 노동조합을 무슨 좌익집단, 불순세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언론을 통해서, 또는 사상통제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입된 잘못된 생각이다. 노조조직률이 낮은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기업가들이 시혜를 베풀듯이 주어서는 안되지 않는가. 하여 이 책을 읽으면서 스웨덴의 노조조직률에 감탄을 했고, 그들이 파업을 했을 때 당연하다는 듯이 지지해주는 시민의식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부러워만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노조에 가입하는 일이 그렇게도 어려운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치인들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 나라 스웨덴에서는. 정치인의 이직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한다. 왜냐하면 정치인은 특권은 거의 없고 의무는 많은 그런 직업(?)이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낱낱히 국민들에게 보여지고 평가되고 있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보좌관도 없이 자신이 정책을 연구하고 법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늘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20대에 멋모르고 정치에 입문한 사람이 한 번의 국회의원을 하고는 더 이상 정치계에는 못 있겠다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이를 부러워해야 하는지...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반대편에 떠오르는 이유는? 지금은 좀 나아졌는데... 국회의원 명패를 한자에서 한글로 바꾸자고 했는데도 기를 쓰고 반대했던 국회의원들, 누군가가 국회의원이 되어 간소한 복장으로 나타났더니 국회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그 의원을 그렇게도 비난했던 국회의원, 자신들의 품위를 위해서는 고급차를 이용해야 하고, 비행기 좌석도 고급으로, 자신들만의 특별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하는 의원들이 많은 나라. 의무는 적고, 특권은 많은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이직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해야 한다. 이들은 스스로 이직을 하지 않고, 공천을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이직을 강요당하니 말이다. 공천을 못 받으면 공천 부정이다 뭐다 해서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려고 한다. 과연 이런 자리가 힘든 자리일까? 툭하면 불거지는 공천비리는 무엇을 의미할까? 스웨덴에 관한 이런 책을 읽으면 공천비리라는 말을 어떻게 우리는 받아들여야 하나? 그렇게 특권으로 똘똘 뭉친 정치인 집단을 우리는 개혁해야 하지 않나? 밑에서부터 압력을 넣어 정치 개혁을 해야지만, 그래야지만 복지 국가로 가는 징검다리를 하나 놓게 되지 않을까 한다.

참,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장관이든 총리든, 자신의 아이를 자신이 직접 돌본다는 사실. 이런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 정치를 한다는 인식을 지녔다는 사실. 그래서 정치인은 더 힘들다는 사실, 이를 국민들에게 인정받고, 신뢰를 받기에 이들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 마냥 부러워만 해서는 안되고 우리도 실현해야 할 정치모습이라는 생각.

 

스웨덴이 꼭

답일 필요가 없다. 이 책을 쓴 글쓴이도 스웨덴만이 답은 아니라고 한다. 답은 우리가 구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에 맞는. 그러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 스웨덴은 참조자료가 된다. 이 참조자료와 우리의 현실을 비교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는 학창시절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는 것이다. 단순한 지식을 습득하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는 무엇을 찾는 일, 그것이 바로 공부이다. 이러한 공부를 할 수 있게 조직을 만들고, 여건을 마련하라고 압력을 넣어야 한다. 결국 복지국가는 깨어있는 국민이 있어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8시간 노동을 철저히 지키라고 해야 하고, 지자체에는 평생교육 시설을 만들라고 해야 하고, 학교에는 대학에 들어갈 지식만을 교육하지 말고, 학생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총체적인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을 만들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에는 패자가 부활할 수 있는, 이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인생 마라톤에서 중간 중간에 마실 수 있는 물을 마련하라고 해야 한다. 이런 일들은 우리가 깨어있어야만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모습을 읽는 일. 내가 깨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우리 깨어나야 한다.

우리가 깨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투표 때만 국민으로 대접받는다. 이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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