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 스웨덴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나다
최연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7월
절판


경제학자들은 계수화하지 못하는 하나의 변수 때문에 스웨덴의 예외적 함수관계를 설명하지 못한다.
바로 국민의 행복감과 제도에 대한 신뢰다. 세금은 많이 내지만, 다시 복지를 통해 돌려받는다는 믿음이 있고, 형평성 있는 분배가 이루어져 국민 간의 차이가 줄어들어 서로의 위화감도 적다. 스웨덴 국민은 실직과 병으로 소득이 없을 때 본인이 낸 세금으로 국가가 일시적이나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믿기 때문에 삶 자체가 불안하지 않다고 믿는다. 그런 사회일수록 사람들은 서로를 믿고, 국가와 공무원을 믿는다. 개인, 지역, 계층 간의 차이가 적다 보니 서로 반목하는 것도 줄어들고, 사회적 갈등도 함께 줄어든다. 국민이 행복해하는 가장 큰 이유다.-28-29쪽

스웨덴이 택한 방법은 고부담, 고복지에 근간을 두고 있다.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을 다시 나눠주는 방식이다. 기여한 것보다 더 많이 가져가는 사람이 있고 혜택을 덜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공평하게 적용되는 아동수당, 무상교육, 의료시설 이용 등에 있어서는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그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장치로 사용된다. 일시적 재난, 좌절, 실패의 늪에 빠진 사람들은 재기를 위해 준비하는 동안 보조금을 받으면서 자신이 낸 세금보다 더 받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고 다시 이들이 노동시장에 복귀하게 되면 받는 것보다 내는 것이 더 많게 되어 모두가 비슷하게 기여하는 구조다.-35쪽

결국 인생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게 해주는 사회적 물컵, 즉 복지제도의 구축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인과 정당, 그리고 제도가 있을 때 제대로 작동할 수 잇따. 부패한 사회에서는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보장제도 또한 반드시 실패한다.-38쪽

결국 부패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래부터 위까지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제정, 그리고 폭넓은 사회운동 등을 통한 인식의 전환이 시작되어야 한다. 국민이 부패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썩은 정치와 행정을 쉽게 개혁할 수 없다. 위로부터의 개혁은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만나야 완성된다. 정치, 관료, 그리고 기업문화만 개선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국민도 함께 변하지 않으면 효과가 별로 없게 된다.-61쪽

해고만 하면 끝인 한국 기업에 비해 스웨덴의 기업들은 사회보장비 부담은 물론, 해고 시 재취업교육, 창업비 지원까지 책임지는 것이 기업의 책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69쪽

대기업과 기업가들에 대한 스웨덴 국민의 높은 신뢰는 결국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는 기업, 기업의 이익을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사회적 안전조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기업인이 있기에 가능하다.-70쪽

의원활동지원법을 보면 의원들은 피고용자 신분으로 봉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수당'을 받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회의원이란 직업을 국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아 활동하는 임시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152쪽

...사소한 규정들도 많다. 정치인들만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식사를 하러 가도 본인이 직접 식판을 들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줄을 서야 한다.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는 것은 제아무리 공부라고 해도 제 무덤을 파는 행위다.-153쪽

깨어 있는 국민이 일하는 정치인을 만든다. 의식 높은 국민을 만족시키기 위해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정책 공부를 하고, 의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공부한 실력을 맘껏 발휘한다. 의회에서의 토론도 심도 깊은 정책토론으로 일관한다. 인신공격, 장관 혼내기, 핀잔 주기, 고성과 폭력은 전혀 끼어들지 못한다. 그렇게 하는 순간 국민의 지탄을 받고 퇴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스웨덴 정치인들은 언제나 국민의 눈과 귀가 무섭다고 이야기한다.-175쪽

현대식으로 지어진 이케아 가구 백화점에는 몇가지 콘셉트가 있었다. 첫째, 사람들이 전국에서 찾아오기 때문에 입구에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도록 스낵코너를 만든다. 그리고 쇼핑이 끝날 무렵 옥상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당을 만든다. 둘째,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물건을 제래도 볼 수가 없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든다. 셋째, 가정의 거실, 부엌, 침실, 공부방 등 실제와 똑같이 실내 장식을 하고 가구를 배치한다. 넷째, 가구의 디자인은 심플한 콘셉트를 갖춰라. 다섯째, 가격으로 승부하라. 여섯째, 스웨덴의 이미지를 만들어라.-194쪽

그는(이케아 창립자 캄프라드) 자서전에서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깅버 가치는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직장, 고객들이 이케아만 오면 즐겁고 재미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197쪽

교환학생 자격으로 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현지 물가 수준에 맞는 장기 저리 융자를 제공해주는 제도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무상교육 지원금도 외국에 나가 있는 학생에게는 그 나라 물가에 맞게 금액이상향 정되므로 외국 생활에 필요한 용돈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학업을 쌓는데 지장이 없도록 현지 대학등록금, 생활비 지원 등을 무상 부문과 장기 저리 융자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다. 그래서 스웨덴 학생들은 부모의 수입이나 가족의 생활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외국에 나가 교육을 받을 수 있다.-210쪽

성공한 사람 뒤엔 반드시 이들이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재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다. -215쪽

북유럽 국가들은 국가의 번영과 발전의 궁극적 목표가 서로의 차이를 줄여 국민의 행복을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복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공동체 의식, 높은 관용과 낮은 갈등 수준, 투명성, 타협과 협의의 정신, 연대의식 등은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국가들이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사항들이다.-257-258쪽

스웨덴의 사회복지는 안전장치다. 국민의 행복감을 최대한 높여주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위기와 불행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줌으로써 자신의 삶과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심리적 안전장치다.-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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